바다의 우유 굴,
김장철 늦어져 성수기도 지연


올해는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플랑크톤 생육이 부진해 굴 수확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일본 수출 물량 증가, 월하굴 감소로 전년보다 굴 공급량이 줄어 김장철을 맞은 후 전년대비 20~30% 가격 인상이 전망된다.





한 중년 여성이 대형마트 굴 매대를 찾았다. 굴깍두기를 담그려 한다며 벌크매대에서 봉지 한가득 굴을 사갔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카사노바와 클레오파트라가 애용했다는 굴이 제철을 맞게 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굴의 맛과 영양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굴은 우유처럼 완전식품에 가까워 ‘바다의 우유’라 불린다. 특히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를 비롯해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다.
굴의 수확기는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6개월 정도 이어지지만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업체에서는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 판매가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굴이 김장 부재료로 사용돼 김장철에 폭발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즉, 굴은 이 한 달간 매출이 1년 장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협유통 수산사업부 남상오 MD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매출이 1년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 후 1월까지 판매가 계속되기는 하지만, 2월에 들어서면 식중독 사고를 우려해 판매를 접는 편이다.






물량 감소로 판매가 인상 예상
올해 굴은 계속되는 가뭄과 고온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비만도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굴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의 생육조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1~6월까지 일본의 굴 작황이 부진해 일본으로의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월하굴도 부족한 상태다. 월하굴은 전년에 출하되지 않은 1년 이상의 굴을 말하는데, 햇굴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시장에 공급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굴 시세가 좋아 평년보다 출하량이 늘어 올해는 월하굴이 적은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평년보다 굴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굴이 시장에 출시되기 시작하는 10월부터 가격 인상이 전망됐다. 하지만 11월 초순까지 굴 판매가는 안정세를 이뤘다. 오히려 굴수하식수협 경매가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저렴한 편이었다.
남상오 MD는 “굴은 김장이 시작돼야 본격적으로 수요량이 증가해 가격도 오르는데 11월에 들어서도 김장 수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김장 적기는 수도권 지역 경우 11월 하순부터 12월 상순이라고 예보됐다. 따라서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굴 가격도 전년대비 20~3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11월 중순 이후 경매가가 전년보다 10% 정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김장철에는 먹기 편한 소굴이 많이 팔려
경남 통영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굴 산지로,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통영 인근은 굴 껍데기를 줄에 이어 바다 속에 던져 놓은 뒤 굴 유생이 붙어 자라게 하는...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