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의미 있으면
고객에게는 적정가격

고객이 느끼기에 적정한 가격이란 무엇일까. 그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가격 평가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객의 가격 평가 방식을 알면 이를 판촉에 적용할 수 있다. 더불어 행동 디자인적 관점에서 가성비를 현대의 소비행동에 활용하는 방법도 알아본다.

고객은 매대에 표시된 가격표를 보며 ‘비싸다’, ‘싸다’, ‘적당하다’는 인상을 직관적으로 갖게 된다. 이렇게 판매 가격에 대한 인상을 가격 평가라 한다. 비록 잘 모르는 상품이라도 가격표를 보면 가격에 대한 인상을 갖게 되는데 가격이 비싸도 수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저렴해도 손이 가지 않는 상품도 있는 법이다. 이러한 고객의 가격 평가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그 메커니즘을 알아보겠다.

내적 참조가격이란 무엇인가
가격 평가는 평가의 기준이 되는 가격과 판매가격을 비교한 뒤 내려진다(도표 1 참고). 이때 머릿속에 상정돼 있는 기준이 되는 가격을 ‘내적 참조가격’이라고 한다. 양자를 비교했을 때 판매가격이 내적 참조가격보다 높으면 비싸다는 느낌을, 반대이면 싸다는 느낌을, 동일하면 합당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차이가 클수록 비싸다는 느낌이나 싸다는 느낌을 강하게 갖게 된다. 내적 참조가격은 고객에게 적정하게 여겨지는 가격으로 가격 평가의 기준이 된다.

내적 참조가격은 고객이 그동안 관찰해온 판매가격에 근거해 형성되므로 기억에 의존하게 된다. 관찰해온 판매가격은 동일한 제품인 경우도 있고, 동일한 카테고리 내 복수의 제품인 경우도 있다. 형성된 내적 참조가격은 그 가격의 구체적인 수치이거나 어느 정도 가격 폭과 모호함을 내포한 수치일 수도 있다. 또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상품 가격의 변동에 따라 갱신되기도 한다(도표 2 참고). 당연히 높은 가격만 본 경우에는 내적 참조가격이 높고, 낮은 가격만 본 경우에는 낮게 형성된다.

잘 모르는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관찰한 경험이 별로없어 내적 참조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대체적으로 적정가격을 떠올릴 수 있고, 그것을 내적 참조가격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무언가 관련성이 있는 타 제품이나 동일 카테고리 내 상품의 내적 참조가격이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근거가 희박하므로 처음 관찰한 상품의 가격이 내적 참조가격이 되기 쉽다.

내적 참조가격은 소비자, 제품, 상황이라는 세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도표 2 참고). 소비자 요인은 소비자간 차이를 설명하는 특성으로 특히 가격 의식과 가격 지식이 중요하다. 즉, 가격 의식이 높은 소비자는 저가격 위주로 탐색하므로 내적 참조가격이 낮다. 가격 지식은 내적 참조가격에 대한 확신을 높이고 가격 평가를 공고히 해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기 어렵게 만든다. 가격 지식이 높은 소비자는 제품 지식도 풍부한 경향이 있으므로 내적 참조가격은 자신의 기호나 관심에 따라 달라진다. 취향과 기호가 다양한 시대이므로 소비자간 내적 참조가격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