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 vs 로손
거대 농가 꿈꾸는 ‘동상이몽’의 승자는?

일본 유통업계 중 농업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로손은 소액 출자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농가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한편, 이온은 농업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두 기업의 농업 비즈니스 진출 방식은 다르지만 똑같이 일본 제1의 거대 농가를 꿈꾸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농업 비즈니스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농업 생산법인의 출자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등 농업 살리기에 힘을 싣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에 따른 해외 농산물 유입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이다. 기업의 자금과 노하우를 활용해 공격적인 농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이업종의 농업 참여는 실패의 역사
농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힘입어 최근 대기업들, 특히 농업과 관련이 없는 이업종의 농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과거 대기업들의 농업 참여가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좀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은 제조부터 소매까지 일괄 운영하는 SPA 브랜드에서의 성공 경험을 농업에도 적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농업은 날씨에 좌우된다는 점을 간과한 나머지, 유니클로의 강점인 수급 조정에 고전하며 실패를 경험했다.
대형 전기업체인 오므론 경우 ‘농업의 공업화’를 기치로 내걸고 식물공장의 선구자를 자임하며 토마토 생산에 참여했다. 오므론은 자사의 강점인 자동 제어 시스템을 적용, 자연을 통제하려 했으나 예측하지 못했던 병충해 발생 등으로 고전하며 생산이 안정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본업이 부진하자 농업에서 바로 발을 뺐다. 철수를 결정한 2001년 오므론은 26년 만에 연결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사업이 부진하자, 수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농업 분야에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이업종의 농업 진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IT 업체, 성공 모델 확립 후 솔루션 판매
과거 실패 사례와 달리 최근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조금 다르다. 특히 IT와 전기업체들이 자사의 강점을 농업 분야에 접목,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지난 10월 소프트뱅크 그룹은 IT를 활용한 농작물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생육 상황을 상시 파악, 분석하고 최적의 재배 방법으로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홋카이도 시라오이초에 있는 농가와 손을 잡고 올 봄 농업생산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토마토와 아스파라거스 외에 양배추 등 엽채류를 중심으로 20~30여 품목을 재배하며, 하우스 재배와 노지 재배에 모두 뛰어들 예정이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온도와 습도, 일사량 등을 측정하는 센서와 통신 기능이 장착된 장비를 농지에 설치, 생육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수확량을 높일 수 있는 생육 방법과 수확 시기 등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데이터는 스마트폰 등으로 상시 파악할...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