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백화점·디지털 서점’ 퓨처 스토어를 엿보다

예술작품 같은 인테리어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 ‘팝업 백화점’과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책을 읽어주는 ‘디지털 서점’ 등 영국의 신개념 매장들은 오프라인 점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소비자의 오감 만족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포맷의 매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 디자인계 거장의 손길로 탄생한 팝업 백화점 ‘멀티플렉스(Multiplex)’는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감각적인 레이아웃을 선보이며 신개념 매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포일즈(Folyes)’ 서점은 디지털 체험을 강화한 신규점을 버밍엄에 오픈하며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국 대표 산업 디자이너가 만든 팝업 백화점

영국 산업 디자인계 거장으로 불리는 디자이너 톰 딕슨(Tom Dixon)은 지난달 런던 말리본에 위치한 디 올드 셀프리지 호텔(The old Selfridge Hotel)에 팝업 백화점 ‘멀티플렉스(Multiplex)’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8주간 1,900㎡ 규모로 운영되는 멀티플렉스는 패션, 화장품, 가구 등 백화점 주요 품목을 모두 취급하면서도 기존의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매장 구성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앤디 워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미로 같은 레이아웃과 미술관에 온 듯한 개성 넘치는 디스플레이, 색다른 체험 서비스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 특히 접근성이 뛰어난 호텔의 자투리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값비싼 임대료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독특한 레이아웃만큼 취급품목도 기발하고 개성 넘치는 브랜드들로 채웠다. 비타민 정맥 주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헬스케어 기업 ‘리브(Revie)’, 백탄으로 제조한 샴푸를 판매하는 소‘ 트 오브 콜(Sort of Coal)’, 자연주의 향수 회사 ‘헤켈스(Haeckels)’ 등이 입점해 있으며, 디자이너 톰 딕슨의 세련된 인테리어 제품들도 볼 수 있다. 안경 전문점 ‘큐비츠(Cubitts)’는 석탄이나 콘크리트 같은 독특한 소재로 만든 안경을 전시하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소재로 안경을 주문 제작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특별한 상품 전시뿐 아니라 기발한 체험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디자인 회사 ‘월페이퍼(Wallpaper)’는 8천 년 된 오크나무로 만들어진 바를 설치하고 위스키 ‘로얄 살루트(Royal salute)’의 시음 행사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명함과 홍보용 전단지를 제작하는 업체 ‘무(Moo)’는 거대한 캠퍼스에 페인트 총을 쏘는 체험존을 설치하고, 라이브 패션쇼를 여는 등 쇼핑 장소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처럼 팝업 백화점에서 과감한 시도를 선보인 멀티플렉스에는 실용성과 특별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톰 딕슨의 디자인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포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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