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친환경,
진정한 철학 담은 제품이 ‘승자’

넘쳐나는 친환경 마케팅 속에서 단순히 포장을 위한 에코 제품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 오히려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환경을 위해 꾸준히 기여하는 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는다. 과거 일회성 친환경 이벤트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보다 장기적으로 준비하며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브랜드를 키워야 할 때다.

1, 2회 연재에서 소개한 친환경 원료와 패키지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이라는 키워드를 만족하는 것이었다. 원료 수급부터 패키지 디자인,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제품인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맹목적으로 트렌드를 쫓다보면 무늬만 친환경인 제품이 돼 버린다.
지금부터 설명하는 친환경 브랜딩과 캠페인에도 힘써야 한다. 초기 에코 브랜딩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일회성 이벤트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이미지의 환상에 속지 않는다.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추상적 설명이 아닌 명확한 수치로 환산돼야 한다.

유럽 슈퍼마켓 점령한 ‘못난이 채소·과일’
유럽과 북미 슈퍼마켓에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못난이 채소와 과일이 침체된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한 ‘못난이 채소, 과일 세일’은 소비자와 공급자, 유통업체 모두를 만족시키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슈퍼마켓 업체들은 모양은 이상하지만, 맛과 영양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UN 발표에 따르면, 유럽산 과일 및 채소 생산량의 20%는 수확 도중 실수나 기계 결함 등으로 버려진다고 한다. 폐기되는 제품의 맛과 영양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하등 차이가 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프랑스 슈퍼마켓인 인터마르쉐(Intermarché)에서는 ‘불명예스러운 과일과 채소’ 캠페인을 시작했다. 못생긴 과일과 채소를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주스나 수프를 만들어 먹자는 활동이다.
영국 슈퍼마켓 아스다(Asda)에서는 인기 쉐프인 제이미 올리버와 함께 못난이 식재료를 사용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명은 ‘웡키 베지(wonky veg; 울룩불룩 채소)’로, 이상한 모양으로 폐기되는 식재료를 판매해 음식 쓰레기를 줄여나가고 있다.
아스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완벽한 모양의 말끔한 과일이나 채소의 니즈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65%는 품질이 좋다면 못난이 채소와 과일을 살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75%는 가격이 저렴할 경우 구입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이미 올리버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못난이 채소와 과일의 소비 촉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모양이 이상한 ‘어글리 식자재’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테스코(Tesco)는 매년 5만 5,400톤의 초과 생산 음식 중 먹을 수 있는 3만 톤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테스코와 협약을...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