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 대항마보다
경쟁 우위형 PB로 키워라

최근 기존 NB와 차별화된 맛과 패키지, 재료 조합 등 새로운 시도를 한 PB가 각 채널별로 출시되고 있다. 국내 PB제품들이 유럽처럼 장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독특한 상품을 내놓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보다 탄탄한 제품 개발 과정을 거쳐 기존 NB나 동종 PB대비 차별화된 브랜드 포지셔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난호에서는 PB 발전 3단계를 설명하고, 전 세계 지역별 PB 발달 현황을 살펴봤다. 한국 경우 미투형 제품 중심(1단계)에서 서브 브랜드 확대(2단계)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3단계인 독립 브랜드(venture brand)를 선보이는 길목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물론 편의점, 드럭스토어, 홈쇼핑, 온라인쇼핑몰까지 PB 경쟁이 뜨겁다.
이번호에서는 변환점을 지나고 있는 한국 PB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기까지 걸림돌은 무엇이며, 향후 유통 및 제조사가 어떠한 관점에서 PB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다뤄보고자 한다.


믿을 수 있는 PB, 일관된 가격으로 제공
PB상품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기존 NB와 비슷한 품질의 원재료 및 상품을 가격 거품을 뺀 상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PB의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PB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첫 번째 우려는 NB대비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금까지 누적돼 온 소비자 경험에 기반한다. 칸타월드패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체 가구 중 78%가 연평균 10회 PB를 구매했는데, 46.6%의 구매자가 NB보다 품질이 낮다고 평가했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PB 품질을 더 낮게 평가했다. 20대 중 52.4%, 30대 중 49.3%가 PB 품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30대는 PB 구매 경험률이 86%에 달하는 주력 소비층이다. 결국 PB 시장의 주력 소비층이 느낀 품질 만족도가 낮았음을 의미한다.
품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영유아제품 경우 PB 품질을 낮게 평가한 소비층이 매장에서도 PB제품을 덜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칸타월드패널이 국내 PB 쇼핑 행태를 분석한 결과, PB 품질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소비자들이 더 자주 PB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PB는 그저 싼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이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다.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 유통-제조사가 서로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손큰’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롯데마트는 자사 PB가 롯데의 자원을 투자해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 육성한 상생 제품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려 애쓰고 있다.
일단 적합한 가격 책정 후에는 일관된 가격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NB와의 경쟁을 의식한 무리한 판촉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지속적으로 좋은 상품...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