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도 ‘메이드 인 편의점’이 맛있어요”

하루에 한 끼 이상은 꼭 도시락으로 대신한다는 박지영 MD에게 편의점 도시락은 단순히 식사대용식이 아니다. ‘신상품 테스트용’, ‘경쟁사 제품 맛보기용’ 등 도시락을 챙겨 먹는 이유도 다양하다. 이제 도시락이라면 신물이 날 만도 하지만, ‘오늘의 도시락 메뉴’ 정하기는 어느덧 그의 일상이 됐다.


“지난달에는 삼시 세 끼 비빔밥만 먹는 날이 허다했죠.”
훼미리마트 일배식품팀 도시락 MD 박지영 대리는 지난달 전주에서 비빔밥으로 유명한 식당은 모조리 찾아가 맛을 봤다. 비빔밥 도시락을 개발하면서 본 고장의 맛을 내기 위해서였다. 박 MD는 실제 먹어본 전주 비빔밥 맛을 토대로 전라도 고유의 맛을 재현해 냈으며, 일반 고추장에 양념을 가미한 볶음 고추장으로 비법을 더했다. 이렇게 개발된 2,500원짜리 ‘전통비빔밥’과 ‘산채비빔밥’은 상품 전시회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최고점을 받았으며, 매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박 도시락 반열에 올랐다.

맛집보다 맛있는 ‘정성’ 도시락으로 승부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2006년 훼미리마트에 입사한 박지영 MD는 줄곧 일배식품팀에서 근무하며 도시락 개발 작업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여름부터는 도시락 전담 MD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소불고기도시락’도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 도시락은 일평균 1만 2천 개씩 판매된다. 단순히 계산하면 1시간에 500개씩 나가는 셈이다.
이때도 박 MD는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불고기집을 쫓아 다녔으며, 서울 유명 호텔 셰프에게 자문을 얻어 레시피를 개발했다. 그는 “특정 업체의 불고기 소스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공장에서 직접 고기를 양념에 재서 엄마의 정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스트 도시락 순위에서 소불고기도시락과 1, 2위를 다투는 제육볶음도시락을 개발할 때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 교집합을 찾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한식조리기능사를 취득한 박 MD는 훼미리마트 본사 8층에 쿠킹 스튜디오로 꾸민 조리실에서 제육볶음 요리의 적당한 양념 배합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소불고기나 제육볶음은 한국인이라면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개발시 어려움이 더 많았다.”며 “하루에 수십 차례 양념을 볶는 작업을 하고 나면 냄새가 온통 옷에 배 지하철로 퇴근할 때 서서 간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공한 작품도 많지만, 아쉽게 실패한 사례도 있다. 실제로 쇠고기, 돈육, 계육 등 육류 일색인 도시락 메뉴를 바꿔보고자, 메인 반찬을 야심차게 해산물로 교체했지만 ‘매장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의견에 그만 단명하고 말았다. 그는 “자반고등어도시락 경우 최상급 아일랜드 고등어를 들여올 만큼 공을 들였지만 소비자 입맛 잡기에 실패했다.”며 “편의점 즉석 먹을거리는 타 품목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고객니즈를 재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종합예술’
박지영 MD는 편의점 도시락은 일종의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