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도 '신선식품'처럼 판다

원가율 70%, 판매율 99% 전략으로 고품질 셔츠를 4,900엔에 판매하고 있는 일본 ‘메이커스 셔프 가마쿠라’는 가격 거품이 많은 기존 패션업체, 그리고 대량생산으로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 일반 패스트패션과 차별화 노선을 걸으며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의류업계에서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지출 규모를 줄인 소비자들이 패스트패션을 비롯한 저가상품에 열광하면서 기존 대형 패션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고가 브랜드가 부럽지 않은 고품질 셔츠를 4,900엔 균일가에 판매해 변함없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는 패션업체가 있다.
셔츠 전문기업 ‘메이커스 셔츠 가마쿠라(Maker's Shirt kamakura, 이하 가마쿠라 셔츠)’는 시중가 1만 5천~2만 엔 정도인 고급 셔츠를 5천 엔에 판매한다. 통상 15~20%가 원자재로 쓰이는 업계 관행을 탈피해 원가 비율을 60%로 유지한 것이다.

셔츠를 ‘신선식품’ 처럼 판매
가마쿠라 셔츠 제품은 일본 생산을 원칙으로 하며, 매주 신상품이 점두에 진열된다. 게다가 한 사이즈에 재고는 1~2장뿐이며 한 달이 지나면 모두 판매돼 두 번 다시 같은 상품이 진열되는 경우는 없다. 마치 ‘신선식품’을 파는 듯한 매장관리가 가마쿠라 셔츠의 성공 비결이다.
제품 판매율 99%, 재구매율 70%, 점포별 월평균 매출 80만 엔이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기록한 가마쿠라 셔츠는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불황을 맞고 있는 일본 패션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질 좋은 셔츠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기치를 내세워 소비자들은 물론 관련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가마쿠라 셔츠의 사다스에 요시오 회장이 직접 밝힌 상품력 강화 포인트 10가지를 소개한다.

Point 1. 원 프라이스 가격 설정
1966년, 의류기업 ‘반 자켓(VAN Jacket)’에 입사한 사다스에 요시오(현 가마쿠라 셔츠 회장)는 1978년 반 자켓이 도산하고 1993년 가마쿠라 셔츠를 설립할 때까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당시 ‘사고 싶은 셔츠는 1만 5천 엔 이상이어서 내 월급으로는 살 수가 없다’고 늘 탄식했던 그는 대표가 되자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셔츠를 만들자고 다짐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가마쿠라 셔츠의 ‘원 프라이스’ 정책이다.
사다스에 회장은 “4,900엔은 결코 싼 가격이 아니지만, 저렴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며 좋은 물건을 볼 줄 아는 고객은 가마쿠라 셔츠의 가치를 알아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한다.

Point 2.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 포착
일본의 사회 성숙화로 버블시대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버블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무조건 품질 좋은 상품만을 찾았다.
그러나 버블붕괴 이후, 아웃렛이 등장하면서 가격을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엄격해졌고, 소비자들은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