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부럽지 않은 농산물 한류 바람


일본 대지진 후, 홍콩 소비시장에서 일본 농산물이 주춤해진 사이 한국산 농산물이 인기몰이 중이다. 딸기, 사과, 고구마, 배 등 다양한 한국 농산물의 홍콩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저렴한 가격과 고품질을 무기로 농산물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과일, 홍콩시장 공략’
‘1위 일본에 도전하는 한국 농산물’
‘한류, 드라마와 K팝에 이어 농산물 시장까지 덮치다’
지난 5월 중순, 홍콩의 주요 일간지들은 위와 같은 제목으로 일제히 한국산 농산물의 약진을 소개했다. 이는 안동시 등이 홍콩 기자들을 한국 농촌으로 초청, 한국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나온 기사였다. 비록 초청행사로 비롯된 기사였지만 주요 지면에 상세 보도된 것은 그만큼 홍콩시장에서 한국산 농산물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과다. 지난해 홍콩에 수입된 한국산 사과의 물량은 220톤으로, 이는 2004년에 비해 무려 663배나 증가한 수치다. 홍콩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한국산 딸기도 지난 한 해 동안 8년 전보다 80배나 수입 물량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본산 딸기의 수입 물량 증가분이 20배에 그친 것에 비하면 한국산 농산물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이다.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1사분기에만 한국에서 수입된 사과가 72톤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약 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산 사과 수입량은 20~30% 감소했다. 한국산 고구마가 지난해보다 167% 늘어난 22톤의 물량이 수입되는 동안, 일본산 고구마 수입량은 오히려 38% 감소한 90톤을 기록했다.

가격은 반값, 품질은 일본산과 비등
한국산 농산물의 선전은 상당 부분 지난해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영향에 기인하고 있다. 홍콩의 과일 시장은 일찍이 일본이 점령하고 있었다. 딸기, 메론, 사과 등 가격은 비싸지만 명품으로 인정받은 일본산 농산물은 줄곧 홍콩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대지진 발생 이후 방사능 누출 사건은 일본산 농산물의 신뢰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홍콩 업계에 따르면 대지진 직후 일본산 과일의 대 홍콩 수출은 50~60% 감소했으며, 적지 않은 수입상들이 한국산으로 물량을 전환하고 있다.
30여 종류가 넘는 한국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홍콩의 시우방무역(蕭邦貿易)도 일본 대지진 후 한국 과일의 수입량을 50% 가깝게 늘렸다. 한국식품수입유통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시우방무역의 시우잉번(蕭永斌) 사장은 한국산 농산물의 부상이 단순히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산 농산물의 인지도는 10년 전부터 확산돼 왔지만, 사실 시장에서는 한국산 농산물이 일본산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예측해왔다.”며 “일본 대지진은 이 같은 예측을 보다 앞당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과일 도매업을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삼농식품(三農食品)의 위(偉) 사장은 한국산 농산물의 수입이 증가하는 이유로 품질은 일본산보다 뒤지지 않지만 가격은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