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를수록 ‘알디 주유소’ 설치 요구 ‘봇물’

독일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알디와 리들과 같은 유통업체들에게 주유소운영을 제안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주유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 일색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고공행진 속에 독일 국민들의 생활상이 변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인들의 출퇴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운전대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고, 부득이 차량을 운전해야 할 경우에는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주유하고 있다. 아예 손에서 운전대를 놓고 자전거를 선택한 페어비(Werwie, 43)씨는 “회사까지 20분 거리인데 기름값도 아끼고 운동도 하려고 조금 일찍 일어나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기름값이 오르기만 할 뿐 내릴 생각을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독일 기름값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정유사들은 좀처럼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는 국제유가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독일 내 기름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독점 금지 단체가 2년 넘게 독일 정유시장을 조사한 결과, 쉘(Shell), 에쏘(에쏘), 토탈(Total)과 같은 몇몇 정유사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 기름값 상승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문트(Andreas Mundt) 독일연방 카르텔청장은 “독일 정유시장이 다섯 곳의 정유사에 의해 지배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직접 나서 알디에 주유소 설치 제안
그런데 최근 독일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정부가 직접 나서 알디(Aldi)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휘발유와 경유 같은 차량용 기름을 판매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라이너 브뤼더레 독일 경제장관은 “소매업체간 가격 경쟁이 기름 값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독일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스토어인 알디와 리들에게 주유 서비스 제공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격은 경쟁을 통해 형성된다.”며 “공급이 늘어나면 당연히 가격은 내려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 유통업체들의 휘발유 판매는 수년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독일 알디그룹이 오스트리아에서 주유소 사업에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알디는 오스트리아의 자회사인 호퍼(Hofer) 슈퍼마켓에서 약 2년 전부터 휘발유를 판매해오고 있다.
호퍼 슈퍼마켓은 다른 주유소에 비해 단 몇 센트라도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언제나 주유를 하려는 고객들로 넘쳐난다. 여기에 특별행사(비정기적인 특가행사)까지 전개되면 할인 혜택은 더욱 커진다.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휘발유와 경유를 각각 리터당 99센트(한화 약 1,551원)에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은 주유를 하기 위해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