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생기 있게, 패키지는 쉽게
시니어층 여심 잡아라




일본 화장품 업계는 시니어 여성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5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잡티와 주름을 제거해주는 기능은 물론, 시니어층 성향을 고려한 디자인과 알기 쉬운 패키지 등 여성 시니어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일본은 50세 이상의 화장품 소비 규모가 약 1조 6,500억 엔으로 전체 화장품 시장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시니어층이 소비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제품의 타깃 연령대를 명확히 내세우면 실패한다는 공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제품에 ‘50세부터’라고 표기한 시니어층 대상 상품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기분 전환용 붉은색 화장품 인기
지난 1월 새롭게 출시된 시세이도 ‘프리올(PRIOR)’은 50세 이상을 타깃으로 시세이도가 25년만에 개발한 브랜드다. 화장품 패키지는 루비 보석을 연상시키는 매끄럽고 광택 있는 빨간색을 사용해 세련미나 우아함보다 귀여움을 강조했다. 프리올의 이시카와 유키코 브랜드 매니저는 “사내에서는 ‘아이들 장난감 같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소비자 평가는 좋았다.”고 말했다.
가네보 화장품의 ‘에비타’, 코세 코스메포트의 ‘그레이스완’ 등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은 빨간색을 활용한 디자인이 많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 파란색과 녹색 등 청색 계열은 구분하기 어려워지지만 빨간색과 오렌지색은 시각적 인지가 쉽기 때문이라고 이시카와 매니저는 설명했다.
그러나 단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빨강과 핑크 같은 붉은색 계열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잡티와 주름, 탄력 저하 등 피부고민이 많아지게 된다. 화장을 즐기기보다 신경쓰이는 부분을 감추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예쁜 색상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화장품으로 기분 전환하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일본 카가와현에 살고 있는 60대 여성은 “젊었을 때는 성숙해 보이는 색상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얼굴에 생기를 돌게 하는 빨간색이나 핑크색이 좋다.”고 말했다. 카오의 시니어층 라인인 ‘소피나 프리마 비스타 디어(SOFINA Primavista Dea)’는 핑크색 콤팩트에 광택이 나는 디자인을 채택한 귀여운 제품이 호평을 받았다.
50대 이상의 여성들은 화장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이므로 젊은층과 달리 고급스러운 느낌의 상품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의 색상, 디자인이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기업 상식과 시니어층 니즈가 꼭 일치하는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확대거울은 노우, 반짝이 아이섀도는 오케이
시세이도는 노년층의 시력 감퇴를 고려해 파운데이션과 아이섀도에 확대경 도입을 검토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잡티나 주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확대경을 선호하지 않았고 일반 거울을 애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이섀도와 치크(cheek; 볼연지)에 반짝이는 펄을 넣은 것도 화장품 업계의 일반 상식을 거스른다. 펄은 잔주름를 부각시키기 때...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