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LP 전략, 백화점에서 실패한 이유는?

유통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EDLP(상시저가)와 세일 전략 사이에서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월마트를 보면 EDLP는 저가 업태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책으로 보이지만, 중저가 백화점인 JC페니 경우 EDLP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철회했다. 이 같은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EDLP 전략은 업태 특성에 따라 신중하게 고려돼야 할 것이다.

1년 365일 내내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는 유통업체들의 핵심 가격전략 중 하나로, 특히 월마트(Walmart)가 식품 및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유통업체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알려진 EDLP가 일부 업태 경우 그 효과가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미국 유통업계 4위인 JC페니(J.C.Penney)는 지난해 EDLP 전략을 도입하며 매출 향상을 꾀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이전처럼 다양한 할인행사 전개를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EDLP 전략이 백화점에서는 왜 실패하게 된 것일까.

할인, 또 할인…할인에 약한 소비자
신상품의 성공은 두 가지 요인에 좌우된다. 첫째,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가’와 둘째, ‘적절한 가격인가’이다. 이 중 두 번째 요인인 가격은 CEO•마케터•상품기획자가 산정하지만 첫 번째 요인, 즉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진정한 가격이 결정된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들은 상품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와 고객 만족까지 쇼핑의 일부로 포함시키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의 발달로 가격비교가 활발해지면서 상품의 가격정책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상품을 정상가로 구매하는 것에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고, 쿠폰이나 판촉활동을 포함한 어떤 형태로든 할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심리는 아웃렛 등 오프 프라이스 유통채널인 삭스피프스(Saks Fifth)와 노드스트롬랙(Nordstrom Rack)의 높은 성장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가격정책은 일관된 가격을 유지하는 정가판매 제도, 연중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 제도, 판촉행사 및 할인을 짧은 기간 동안 진행하는 할인가격 제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정책은 유통채널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메이시스(Macy’s), 시어스(Sears), JC페니 같은 중저가 백화점에서는 가격이 구매를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다. PL이나 독점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상품을 주로 제안하는 이들 업체 경우 시즌별 이벤트와 판촉활동 같은 할인가격 제도가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상시저가보다 ‘파격적인 딜’이 더 매력
JC페니는 2000년부터 이어진 매출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타깃(Target)과 애플(Apple)에서 맹활약했던 마케팅 전문가 론 존슨(Ron Johnson)을 CEO로 영입, 매출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