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못 미덥다던 점주들, 이젠 저만 의지하죠”

세븐일레븐 가맹점의 카운슬러이자 컨설턴트 역할을 하는 최윤영 FC는 편의점 슈퍼바이저가 남자들만의 직업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점주들에게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본부와 가맹점의 계약관계, 즉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전형에 해당하는 편의점에서 슈퍼바이저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가맹점과 본부를 이어주는 끈끈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슈퍼바이저는 정확한 점포 진단을 통해 점주에게 적합한 처방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구역별로 10여 개 편의점을 순회하며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는 현장을 누비면서 일하는 만큼 강인한 체력을 가진 남성에게 어울린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세븐일레븐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는 최윤영 FC(Field Consultant)는 이러한 편견을 깨트렸다. 최 FC는 “편의점 슈퍼바이저 능력은 체력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에요. 점주들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내놓는 능력은 여성 FC가 훨씬 탁월하죠.”라고 말했다.

점장 시절, 유망 FC로 점찍혀
현재 5천여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의 여성 FC 수는 60여 명으로, 전체 FC 가운데 15%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귀한 다른 편의점에 비해 여성 FC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최 FC는 슈퍼바이저가 되기까지 과정을 9개월 속성으로 마쳤다.
최 FC는 대학 재학 시절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 협력사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먹을거리를 직접 소개하고, 상권별로 달라지는 상품 및 특화매장을 보면서 편의점의 매력에 빠진 것.
2010년 2월 입사 후 서울 수유점에서 한 달간 신입사원 실습을 받은 그는 당시 직영점 점장과 FC 총괄 매니저의 추천을 받아 혜화점 점장으로 발탁된다. 최 FC가 세븐일레븐 5대 모델 점포 중 하나인 혜화점을 맡게 된 이유는 본사에서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 실제로 이때부터 편의점 영업 관리자로서 그의 실력은 서서히 드러난다.
델리 특화점으로 운영되는 혜화점은 매장에서 직접 지은 밥을 고객이 원하는 반찬과 함께 덮밥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 FC는 혜화점 인근 대학로 극단 배우와 스태프들이 편의점 간편식을 자주 찾는다는 점을 감안해 ‘델리 메뉴’를 홍보하는 전단을 배포했다. 또한 덮밥 20개 이상 주문시 점내 극단 포스터를 부착해주는 행사를 제안해 델리 상품의 대량구매를 유도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대학가와 주택가가 혼재된 상권에서 주부 고객의 내점률을 높이기 위해 선도가 떨어지는 소포장 과일•채소를 1천 원 균일가에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매출 향상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정확한 상권분석과 매출 관리를 통한 행사 아이디어 제시가 점포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최 FC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진가를 인정받게 된다.

여성의 대화 스킬로 점주 마음 녹여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남들보다 빨리 FC로 승...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