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으로 쌓은 지도, 휴지로 만든 옷
고객시선 끄는 기발한 진열들

베트남 소매업계 진열 수준은 아직 선진 유통기업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지만, 최근 고객시선을 끄는 참신한 진열 방법들을 시도하며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통업체에서 시행하는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외부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마케팅, 또 하나는 이미 매장에 들어온 고객들이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다.
매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프로모션을 통칭해 인스토어 프로모션(ISP; In Store Promotion)이라고 한다. 외부에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는 마케팅 수단은 전단, 매체광고, 문자메시지 등이 있고, 매장에 들어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마케팅에는 광고방송, 시식시음, POP, 진열, 증정품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매장에서는 각각의 상품들이 고객들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쇼’가 매일매일 벌어지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진열이다. 아무리 품질 좋고 저렴한 상품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진열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매장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유통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이는 진열을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유통업계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상품진열이 곧 최고의 ISP’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상품의 진열은 유통업체의 매출을 좌우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고객을 ‘주목시키는’ 진열로 진화
진열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상품이 돋보여야 한다. 매장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므로 POP 등 부수적인 요소가 더 돋보여서는 안 된다. 매장의 주인공인 상품이 가장 돋보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진열이 가장 좋은 진열이다.
두 번째는 가격이 싸다고 느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상품을 수북하게 쌓아놓는 볼륨(Volumn)진열이다. 그러나 자칫하면 재고가 과다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보이지 않는 안쪽 부분에는 빈 박스를 이용한다.
세 번째는 상품이 갓 출시된 듯 신선하게 보여야 한다. 상품에 먼지가 앉아 있어도 안되고, 찌그러지거나 파손된 상품을 같이 진열해서도 안 된다. 가격표와 POP도 청결한 상태로 고지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군대에서 각을 잡듯이 촘촘하게 진열하는 것은 좋지 않은 진열이다. 오히려 고객이 물건을 집어간 자리는 듬성듬성 비어있는 것이 좋다. 가지런하게 빠짐없이 진열된 상품은 잘 팔리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돼 진열의 본래 목적인 ‘판매’와는 상관없이 그냥 ‘보여주기’식 진열이 되고 만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베트남 유통업계 진열 수준은 아직 한국이나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체계적인 진열 노하우도 부족하고, 이를 연구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현재 베트남은 선진 유통업체들이 가진 경험들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이며, 초기 단계의 진열에서 고객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