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생존법은 결국 ‘유통-제조 협업’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협력해 ‘매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함께 높이는 것은 필수다. 특히 시장 포화 상태에서 업태 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POS 데이터 공유는 필수 불가결하며, 이를 한층 실무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동 MD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소비 양상은 크게 네 단계 시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대 구분을 통해 어떻게 각 시대의 소비상을 반영하고, 소비자가 경제, 사회, 글로벌화를 포함한 환경과 시대 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일본 유통업계는 장기간의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오랫동안 불황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 재편과 인수·합병을 반복하며 중소 유통기업들이 도태되는 상황에서 지난 2005년부터 소비 변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현재 ‘제4단계 소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로 수익 감소 시대 돌입
각 시대별로 단계를 나눠 소비 변화를 살펴보면, 제1단계는 전후 ‘상품’이 필요했던 시대로,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진열하기만 하면 금방 팔리던 시기였다.
다음으로 제2단계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다. 전후 일본의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린 도쿄올림픽이 1964년 개최되면서 국가 인프라스트럭처가 정비되고, 건축,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신규 출점만 하면 이익을 창출하던 시대였다. 소매업태 발전사로 보면, GMS(General Merchandise Store)가 부상하면서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춘 매장이 소비자에게 환영받던 시기이기도 하다.
제3단계는 ‘한 차원 더 향상된 생활’을 누리는 시대로, 개인이 ‘원 룸, 원 텔레비전’을 소유하고 여가용 자동차 소비도 늘어나 ‘개성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또한 이때부터 소비자 개개인이 많은 제품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 시대는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사이 태어난 세대)’라 불리는 전후 1차 베이비부머가 주택 등을 왕성하게 구입했던 시기와도 맞물린다. 베이비부머는 현재 일본에서 최대 인구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 감소를 맞이한 일본은 제4단계 소비 시대로 진입했다. 소비자의 가치관도 점차 ‘소유에서 공유’, ‘물질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소셜 게임의 발달이 이를 입증한다. 유통업체도 변화 대응력을 키워나가며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돌입, 슈퍼마켓과 편의점, 드럭스토어 업체들은 업계 재편과 인수·합병을 반복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한편, 제3단계 시대까지 소비를 이끌어 왔던 단카이 세대의 대량 정년퇴직, 노동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소매업 노하우가 결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점포 운영이 미숙하고, 부적절한 진열 관리, 과다 재고를 비롯한 경영상 문제점이 야기된 것. 이는 곧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정보 공유로 ‘변화 대응력’ 향...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