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도 같은 뒷담화, 올해는 끊어보자.

남 험담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말에는 무관심 그리고 무표정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A. 아침 출근길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한만아 씨를 만났다. 언제나처럼 불만 가득한 표정의 그녀 입에서 팀장 뒷담화가 쏟아져 나왔다. “우리 팀장, 어제 자기 차 가져와서 법인카드로 주유한 거 알아. 그 사람 맨날 그런 식이야.”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까지 팀장에게 화가 치밀었다.
점심식사 시간, 한만아 씨와 함께 밥을 먹게 됐다. 회사 정보통인 한만아 씨는 밥 먹는 내내 조금의 쉼 없이 직원 한 명 한 명을 거론하며 흉을 보기 시작했다.
“인사팀 김 과장 어제 PT에서 물먹었다면서.”
“관리팀 박 대리가 그러던데, 영업팀 이 과장 실적이 완전 꽝이어서 사장한테 완전 찍혔대. 퇴출 1순위라는 소문 있더라.”
입만 열면 동료 뒷담화에, 불평불만인 한만아 씨. ‘부정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녀와 거리를 두고 싶지만,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다보니 그러기도 싶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뒷담화에 동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뒷담화 대마왕’ 한만아 씨에게서 벗어나고 싶다. 그리고 마약과도 같은 뒷담화의 유혹에서도…….
Q. 사람들이 뒷담화를 즐기는 대표적 이유는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자신이 힘들고 억울하다는 것을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료에게 이야기해, 상대방이 맞장구를 쳐주면 거기서 정서적 지지를 느끼게 된다. 이때 뒷담화를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에 힘을 얻는다. 듣는 사람이 동조를 하면 더욱더 신이 나 떠든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살짝이라도 맞장구를 쳐주면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격분한 사람 명단에 나의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장단을 맞춰줘서 이로울 것은 없다.
뒷담화는 공연과도 같다. 청중의 반응이 없으면 쇼는 끝난다. 무관심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 한만아 씨는 더 재미있는 사람을 찾아 떠날 것이고, 이것만으로도 부정적인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만약 그녀가 계속 누군가에 대해 험담을 한다면, 부정적인 이야기에는 긍정으로 답하라. 아주 살짝만 긍정적이어도 효과가 있다. ‘인사팀 김 과장이 철야까지 하며 PT 준비하는 것을 보고 사장이 칭찬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나도 모르게 뒷담화에 동참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때 수습법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알고 보면 착한 사람’이라던가 ‘이런 점은 괜찮다’는 정도의 칭찬으로 마무리한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