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플래닛, 원스톱 포기하고 전문성으로 승부

치열해진 하이퍼마켓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까르푸가 선택한 대안은 하이퍼마켓의 태생적 배경이자 장점인 원스톱 쇼핑을 과감히 포기하고,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었다.

프랑스 1위 소매기업 까르푸(Carrefour)가 지난해 여름 ‘까르푸플래닛(Carrefour Planet)’이라는 신규 포맷을 론칭했다.
까르푸플래닛 1호점은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리옹(Lyon) 근교의 에큘리(Ecully) 지역에 개점했으며, 스페인과 벨기에에 소재한 매장을 포함해 현재 5개 매장이 시범 운영 중이다.
그룹 매출의 50% 이상을 하이퍼마켓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까르푸는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하이퍼마켓 포맷의 재창조를 통해 글로벌 2위 소매기업의 위상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까르푸가 플래닛을 통해 제시한 새로운 콘셉트는 ‘멀티-스페셜리스트(Multi-specialist)’ 개념의 하이퍼마켓이다. 지난 2009년 까르푸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라스 올로프손(Lars Olofsson)은 취임 초부터 하이퍼마켓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까르푸플래닛을 론칭하면서 “하이퍼마켓을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한 까르푸플래닛은 하이퍼마켓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카테고리별 전문매장으로 구성
까르푸플래닛이 내세우는 ‘멀티 스페셜리스트(Multi-specialist)’ 콘셉트는 전문성은 다소 떨어져도 모든 상품을 한 곳에서 판매한다는 하이퍼마켓의 기능을 포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애초에 하이퍼마켓은 ‘한 지붕 아래에서 모든 종류의 상품을 판다’는 슬로건에서 출발했다. 즉 하이퍼마켓이라는 업태는 전문성보다는 종합 선물세트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까르푸는 이러한 하이퍼마켓의 전통적인 포맷을 바꿔 전문매장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매장은 모두 8개의 전문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 8개는 신선식품(marché), 유기농(bio), 냉동식품(surgelés), 미용용품(beauté), 패션(mode), 유아용품(bébé), 주거용품(maison), 레저 및 문화용품(loisirs multimédia)로 각 카테고리별 테마형 구성을 띠고 있다.


코너들의 공통점은 기존 하이퍼마켓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구색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기농 전문매장에는 친환경상품 약 3천여 품목이 진열돼 있는데 이는 기존 하이퍼마켓의 평균 취급 수인 800여 품목보다 훨씬 풍부한 구색이다. 미용용품 매장도 하이퍼마켓의 두 배 가까운 품목을 구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화장 시연과 머리손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유일하게 별도의 계산대를 운영하는 냉동식품 매장은 각 지역별,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으며, 주거용품 매장 경우 가구 및 인테리어 전문매장인 이케아(IKEA)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