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봄날은...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편집실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성욱 기자가 A형 간염에 걸려 불가피하게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정 기자 아내가 먼저 A형 간염이 발병해 입원해 있었는데, 결국 그 병원에 나란히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알고 봤더니 A형 간염이 전염성이 강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이 A형 간염은 어릴 적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며 항체가 형성되는데, 항체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환경조건이 좀 까다롭다(?)고 하더군요. 소위 지저분하고, 위생적이지 못한 예전 시골 같은 곳에서 자란 사람들은 대부분 항체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깔끔한 타입인 정 기자 경우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죠. 마감을 앞두고 있어 병실에서도 마음이 편치 못하겠지만 이 또한 모처럼 맞는 달콤한 휴식이었기를 바래봅니다.
마감이 임박했지만 저녁시간 저도 모처럼 가족과 함께 이름 있는 외식업체에 갔습니다. 사실 마감을 앞두고는 가급적 약속을 안 잡는 것이 제가 터부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졸업과 입학식에도 못가보고 두 아이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터부를 깼습니다.
일주일전 예약을 시도했지만 이미 주중인데도 예약이 끝나 먼저 아내가 기다리다가 자리가 나면 들어가는 것으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강추’하는 장소라 그런 불편함도 견디기로 했습니다.
의외로 자리는 일찍 마련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여는 뷔페업소보다 특별히 나은 것 같지 않지만 아이들은 좋아하더군요. 그럴만한 게 뷔페하면 가짓수가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곳은 아이들과 젊은 여성층이 좋아하는 메뉴 위주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대부분 고객도 학생과 젊은 직장인이었습니다. 가격대비 맛도 괜찮고, 먹을 만한 것으로 갖추어졌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평가입니다. 81,500원으로 다섯 식구가 실컷 먹었으니 저도 만족합니다.
요즘 유통업계 사람들을 만나보면 어깨가 쭉 쳐져 있는 느낌입니다. 가뜩이나 경기위축으로 장사가 안 되는데, 월 2회 그것도 일요일 문을 닫으라고 하니, 신바람이 날 리가 없죠. 또 양대 선거를 앞두고 어떤 포퓰리즘(populism)을 들고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할지 모를 일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딴죽 거는 일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부터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지난 3월15일 한미 FTA가 발효되었습니다. 비교 우위에 섰다는 한국 기업을 두고 주한 미상공회의소 에이미 잭슨 대표는 “한국기업은 100m 달리기 할 때 남들보다 10m 앞에서 뛰는 셈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곱씹어 볼 말입니다.
일본 체인드럭스토어협회는 드럭스토어 시장 규모가 2015년까지 지금의 2배 규모로 성장, 전체 매출 10조 엔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겠죠. 하지만 부럽습니다. 우리는 아직 드럭스토어가 걸음마 단계인데...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간단한 해열 진통제, 소화제 등을 자유롭게 다양한 소매 채널로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