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 혁신의 열매는 달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변화에 민감하고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막상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고수했던 성공 공식을 깨고 비즈니스 혁신을 하는 기업가는 많지 않다. 이러한 기업의 ‘고정관념을 깨는 망치’ 역할을 하는 마케터는 진정한 혁신가로 평가 받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국내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경영서적 가운데 ‘블루오션’이라는 책을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 유럽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함께 저술한 기업 경영전략에 관한 이론서다. 책이 발간된 2000년대 중반 한국 경제는 1990년대 말 IMF 그늘에서 벗어났으며, 세계 호경기와 중국 특수에 힘입어 성장 일변도를 걷던 때였다. 물론 혹자는 그때도 어렵고 힘든 시기라고 말하겠지만, 지금 상황과 비교하면 호경기라고 할 수 있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난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기회와 성장 발판을 구축하려 노력했으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기업을 변화시킨 사례도 나타났다. 반면, 주변 환경을 두려워하며 기존의 사업영역만 고집했던 기업들은 5～6년이 흐른 현재 혁신적인 기업과 두드러진 성과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신시장 개척자가 혁신의 승리자
블루오션의 두 저자는 기업이 기존의 경쟁의 늪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지난 120년 동안 성공을 거둔 전 세계 15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성공 요인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싸워 승리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시장을 창출해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를 바탕으로 두 저자가 체계화한 경영전략이 바로 ‘가치혁신’ 이론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신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기보다 개발된 기술에 혁신 아이디어를 접목해 신시장을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즉, ‘레드오션’으로 표현되는 경쟁 시장에서 나름대로 첨단기술을 개발해 기존의 경쟁자를 물리치는 기술혁신 차원이 아니라, 현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찾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이 핵심인 것이다.
신시장을 찾지 못하고 힘겨운 경쟁을 계속하는 기업은 결국 비용 효과적 측면에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끊임없는 경쟁자의 등장에 시장 점유율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과 제3국의 저비용 생산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제조업뿐 아니라 유통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같은 업태는 더 이상 마땅한 출점 부지를 확보하기 힘들 뿐더러 신규 출점을 한다 해도 몇 배 이상의 투자비를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상권 경쟁으로 인해 기대 매출액은 몇 분의 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제 기업의 모든 역량을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기 위한 비즈니스 혁신에 쏟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이전 원고에서도 수차례 언급했듯이 마케터들은 디자인적 사고방식과 크...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