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견딘 신흥국, ‘글로벌 지배력’ 상승

더블딥 위기와 유로존 붕괴 우려로 전 세계 소매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신흥국 소매기업들은 글로벌 소매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상위 10대 기업을 비롯한 선두 그룹은 자국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다각화를 가속화화면서 세계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세계 소매시장을 주도하는 북미와 유럽은 2010년 이후 또 한 차례 시련을 겪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끝난 미국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EU 국가들은 대규모 구제금융의 위기에 빠지면서 상위 기업들도 고된 한 해를 보냈다. 이처럼 글로벌 소매시장을 군림했던 강자들이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사이 아시아•태평양과 남미 지역 소매기업들이 약진하며 전 세계 소매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미국 유통전문지 스토어(Stores)와 다국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가 조사 발표한 ‘2012 글로벌 소매업계 보고서(Global Powers of Retailing 2012)’에 따르면 월마트(Walmart)와 까르푸(Carrefour)가 1∼2위를 지킨 가운데 전년도 4위였던 테스코(Tesco)는 메트로(Metro)와 순위 바꿈을 하며 3위 자리를 되찾았다. 또한 소비자 중심 경영으로 매장 혁신을 주도한 월그린(Walgreen)이 드럭스토어 업계 최초로 상위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중국 가전 전문점인 수닝전기(Suning Appliance)가 100대 리스트에 첫 입성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 및 중남미 지역 등 신흥시장 소매기업들의 매출 및 수익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상위 250대 기업, 실적 부진 탈출
이번 글로벌 소매업계 보고서는 2010년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세계경제 위기의 불안감이 지속된 이 시기에 글로벌 소매기업들의 매출과 수익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소매 업종은 전년도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중산층과 젊은층의 소득수준 향상에 힘입어 소비 지출이 늘어났으며,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의 경제 성장도 계속됐다. 남미 지역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베네수엘라의 소매경기가 성장세를 보인 반면, 브라질과 멕시코는 주춤했다.
글로벌 상위 250대 기업의 2010년 회계연도 소매 매출을 모두 합한 금액은 약 3조 9,400억 억 달러로 전년대비 5.3%가량 성장했다. 특히 소매불황기를 겪은 지난 3년간 성장 추이와 비교하면, 2010년 매출 신장률은 가장 두드러졌다. 실제로 250개 기업 가운데 전년보다 매출이 늘어난 기업 수는 2009년 159개사에서 2010년 205개사로 증가해 80% 이상이 매출 호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글로벌 소매업계의 매출 회복세는 유통업체들의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50개 업체 가운데 매출 순이익(손실) 수치를 공개한 195개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은 매출액대비 3.8%로, 2008년...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