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CRM, 정보 수집보다 공유가 중요


유통-제조업체는 지금까지 기존의 CRM 시스템에 만족하며 시장 니즈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매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종전과 같은 초보적 수준의 CRM으로는 더 이상 복잡하고 까다로워진 고객니즈를 충족시키며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CRM에 대한 이해와 체계 구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국내에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관계관리)이 경영전략의 한 부문으로 떠오른 것은 2000년대 초반. 당시 금융, 통신, 제조, 유통업을 막론하고 전 산업계는 CRM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작업을 분주히 실시했다. 그때 CRM이 대두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 Data Warehouse) 시스템 등 IT 발전으로 고객과 관련된 대규모 데이터의 저장 및 분석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즉, 기업들은 기존에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분석 등을 통해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체계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금융, 통신업 등은 지속적으로 CRM을 발전시켜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유독 유통과 제조업에 있어서는 CRM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CRM’이라는 용어에 대한 기업들의 오해로 인해 그동안 비효율적 투자가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마케팅 결과물, CRM으로 성과 측정해야
그동안 국내 유통업체들의 CRM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판촉, 프로모션 관리 등 캠페인 매니지먼트(campaign management)나 DM, SMS 등 개객 마케팅을 실시함에 있어 고객 추출 도구로 이용하는 등의 수준에 그쳤다.
제조업 역시 마찬가지다. 제조업체들 경우 고객 접점 채널을 직접 보유하지 못하다 보니 B2C보다 B2B 관점에서 영업사원의 역량을 올리기 위한 SFA(Sales Force Automation ; 영업자동화시스템) 도구로 활용하거나, 웹사이트에서 고객 포털•커뮤니티 등을 운영하면서 관리 수단으로 CRM을 사용하는 등 그 활용도가 국한됐다.
특히 고객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나 움직임 등 실제 고객니즈에 목말라 있는 소비재 기업들은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나 분석 도구가 없어 각종 시장 리서치나 조사 등 간접 채널을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비용대비 효율 측면에서 의문점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CRM의 궁극적 목표는 그야말로 ‘제대로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다. 만약, 기업 CEO나 최고 경영층이 ‘고객에 대해 지금 정도만 알면 됐지, 뭐 그리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면 실무자는 지금이라도 빨리 이직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기업은 향후 10년 내 초 경쟁시대에서 도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CRM을 통해 고객을 이해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고객을 이해하고 시장 통찰력을 통해 경쟁...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