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제조의 무한경쟁 시대 열린다


최근 치열한 유통환경에서 업종•업태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제조업체간 경계도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제조업체를 위협하자 제조업체도 자체 유통망을 강화해 유통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서로간의 고유 영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국내•외 유통환경은 엄청난 변화와 혁신을 경험했으며, 지금도 그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20년 전만 해도 제조업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수용하기 위해 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고, 유통업은 이러한 상품을 더 많은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해 점포 수를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업종간 사업영역 구분이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제조업체 경우 자체 판매 채널을 구축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유통업체 역시 제조•생산 영역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일까.
먼저 산업 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원자재 가격상승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침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등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소비 환경 트렌드 측면에서 보면 삶의 질 추구, 소비 양극화, 고객니즈 다양화 같은 변화가 발생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따라 유통 및 제조업체에게는 생존과 관계된 큰 명제들이 제기됐다. 그것은 ‘지속 가능한 비용 절감’, ‘다양한 고객니즈에 대한 민첩한 대응’, 그리고 ‘차별화에 기반한 경쟁 탈피’다.

유통-제조업이 서로 영역을 침범한 이유는?
기업 생존이라는 명제를 안게 된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은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히 최근처럼 경쟁 라이프사이클이 빠르게 돌아가는 환경에서 고비용은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고객니즈 대응이 더디면 바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게 되며,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혁신적인 니치 플레이어(niche player ;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기업)의 등장으로 시장 순위가 바뀌거나 사업 영위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 중 하나가 바로 ‘밸류 체인(value chain ; 가치 사슬)’의 확장이다. 밸류 체인의 확장은 어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게서 구매하던 역량을 직접 소유, 운영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기술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말한다.
유통업과 제조업은 본래 가치 사슬상 시작과 끝에서 만날 뿐 아니라 ‘계획(plan)’, ‘구매(procurement)’, ‘배송(deliver)’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업확장 영역이 겹치는 오버랩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 구조다. 유통-제조업체가 상호간의 영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유통업체의 제조업 진출 배경
유통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경쟁사와 동일 상품군을 취급하고 있어 저가 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각 유...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