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로 소비자 74% ‘식품 안전에 불안’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9개월.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품 안전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유기농 식품이나 의료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고, 비상식량을 비축하거나 식품을 조달할 수 있는 개인 경로를 모색하는 등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3.11 대지진 여파로 한동안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일부 생필품이 품절돼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이 비상식품을 비축하고, 인터넷을 통해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는 등 일본인들의 소비자 생활이 바뀌고 있다.
니케이산업 지역연구소의 ‘비상시를 대비한 식품∙식생활’ 조사에 따르면, 38.9%의 소비자가 비상시 무료로 식품을 보내주는 지인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사재기를 해 놓는다는 소비자와 직접 만든 식품을 냉동시켜 보관하고 있다는 소비자 비율이 모두 38.6%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37.9%의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구매해 보내 주는 지인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비상용 식품을 비치해 뒀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5.8%였는데, 이 중 8.9%는 지진 발생 후 비상용 식품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상용 식품을 준비하고 있진 않지만, 앞으로 비치해 두고 싶다고 답한 소비자도 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에 대해 커지는 불안감
또 다른 조사인 니케이BP컨설팅의 ‘식품 안전∙안심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소비자의 74%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식품 안전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성 물질이 식품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불안하다’고 답한 소비자 비율은 40.3%였고, ‘조금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33.7%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남성(66.7%)보다 가정에서 식사나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81.6%)의 걱정이 현저하게 높다는 점이다.
연령층별 분석을 살펴보면 60세 이상에서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았으며, 29세 이하가 가장 낮았다. 또 학생과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일수록 식품의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대지진 이후 소비자 행동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났다(표1 참조). 원전 사고지인 동북 지역산 식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소비자 비율은 13.8%였다. 반면 적극적으로 구매한다는 소비자는 19.6%로, 그 이유는 원전사고 피해지역을 돕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이 구입하는 식품의 산지나 생산 장소를 확인한다는 소비자가 30.8%나 되고, 10.4%의 소비자는 오염 검사를 하고 있는 상품을 구입한다고 대답해 많은 소비자들이 방사능 오염과 식품 안전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 행동 변화에 맞춘 ‘유기농 바람’
대지진 이후 유기농 식품이나 의료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슈퍼마켓 매장에서는 유기농 채소 판매가 전년 실적을 상회했으며, 제조업체도 유기농 인증 상품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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