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보다 한 템포 빨리 트렌드를 제시하라


RM_ PL 제조사들이 글로벌 유통업체와 거래시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요.
고품질의 상품 개발부터 합리적인 가격 설정, 공급망 혁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거래 성사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과제는 유통업체에게 최적화된 가격을 설정하는 일로, 현실적인 애로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가격 협상’이 유통업체를 만족시키는 최상의 전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소매기업 중에서는 제조사가 제시한 공급가보다 그들의 전략과 비전을 보고 PL 개발업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저는 PL 출시를 희망하는 제조사들에게 상품 그 자체보다 차별화된 ‘부가가치 프로그램’을 개발, 유통업체에게 제안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즉,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통찰력에 기반을 둔 영업전략을 제시함으로써 PL 제조사가 유통업체 니즈를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각종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 트렌드 변화를 정확하고 빠르게 포착해 바이어에게 먼저 제시하는 것입니다. 트렌드 제시뿐 아니라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유통사가 수익성 있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대응 전략을 내놓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요약하면, PL 제조사가 유통사의 니즈를 먼저 예측해 제시할 때 신뢰받는 가치 파트너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M_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던 PL 론칭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3년 전 컨설팅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저는 20년 넘게 PL상품 개발 및 마케팅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개발했던 PL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은 지금도 미국 유수 소매업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OTC 생산업체인 페리고(Perrigo)사에서 근무할 당시 개발했던 PL상품들은 글로벌 소매기업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반 의약품 PL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를 꼽으라면 세계 최초의 OTC 심장질환 치료제인 ‘프릴로섹(Prilosec)’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본래 전문 의약품으로 분류됐던 프릴로섹이 처방전 없이 팔 수 있는 일반 의약품으로 전환된 직후 유통업체 바이어들을 설득해 ‘시장 선도형 PL’을 개발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심장병 등을 앓은 사람들이 심장마비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는 이 제품은 PL로 출시되자마자 페리고 전체 OTC 중 매출 1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미국 심장질환제 시장에서 페리고 PL상품의 점유율이 35%까지 높아졌습니다.
제가 ‘프릴로섹’을 베스트 사례로 꼽은 이유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혁신적인 PL 개발을 유통사에게 먼저 제안,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RM_ PL 제조사들이 다양한 유통채널을 공략할 때 성공 전략은 무엇인지요.
미국에서도 PL 전문 제조사들이 디스카운트스토어부터 멤버십홀세일클럽, 드럭스토어, 달러스토어,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PL상품을 각기 차별화해...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