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가격 관행 개선될까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전국의 백화점 및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가격정찰제 시행을 촉구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이미 백화점 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만연돼 있는 중국의 불투명한 가격정책 관행을 어느 정도 바로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 대도시에 위치한 주요 20여 개 쇼핑몰에서는 원래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후 할인해서 제 가격에 판매하는 행태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27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국가발전개혁위)는 전국의 백화점을 대상으로 가격정찰제 시행을 촉구했다.
최근 중국 체인스토어 프랜차이즈협회 역시 회원사를 대상으로 국가발전개혁위의 가격정찰제 시행을 준수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협회 측은 “가격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빈번하게 행해지는 프로모션 세일은 불공정 경쟁을 가속화할 뿐이며, 현재 만연된 이와 같은 소비환경을 개선해야 업계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스, 수도, 전기 등 공공사업부분 및 대형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 등은 가격정찰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이들 외에 외식업체, 미용, 세탁 등 일부 서비스 업종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할인율을 명시하기 시작한 백화점
국가발전개혁위의 발표 이후, 상하이의 몇몇 쇼핑몰에서는 정찰제를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 결과 그동안 매장 내외부에 부착돼 있던 ‘할인’, ‘선물증정’, ‘가격인하’ 등의 홍보물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광저우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도 ‘○원마다 ○원 할인’, ‘선물 증정’ 등의 세일 문구가 눈에 띄게 줄었다. 톈진의 모 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표기하고 있으며, 매장 전체적으로 통일된 가격 표기 양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의 한 판매원은 “전 상품의 정찰 표기는 국가발전개혁위의 발표 전부터 시행하고 있었고, 백화점 측에서 정찰 태그를 배포해 세일 상품에도 세일 가격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일 기간에는 20%, 30%, 50% 등 할인 폭에 따라 해당 품목을 따로따로 진열해 소비자가 판매원과의 협상 절차 없이 정해진 정찰가에 구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가전유통, 성수기엔 정찰제도 무시
대형 가전유통업체는 그동안 빈번하게 연중 세일행사를 실시하고 있던 백화점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명절이나 연휴 등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가격정찰제 시행이 무색해지고 있다. 평상시에는 대부분 업체가 동일 상품에 대해 동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연휴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지난 5월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각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묻지마 할인’을 실시하는 바람에 업체마다 소매가격이 제각각인 실정이다.
모 업체의 책임자는 연휴 특수기간에는 업체별로 재고량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부득이 그때그때 판매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고, 이미 업계에서는 관행이 돼 자사만 가격정찰제를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대형마트가 가장 모범적
다른 업태들과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