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경영’, ‘이익 배분’
현장의 목소리가 최우선

미국과 일본에서 식품 기반의 소매기업들은 업종과 업태를 뛰어넘는 경쟁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슈퍼마켓도 이커머스와 하드 디스카운터 등에게 자신의 고유영역을 빼앗기며 상당 부분 점유율을 잃고 있다. 그러나 지역 내 친밀감 있는 소매업태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살린 슈퍼마켓만은 여전히 고객 지지를 얻고 있다.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슈퍼마켓 두 곳의 지역 밀착 경영 전략을 살펴본다.

미국 하이비는 현장의 점장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 자율적으로 지역민의 니즈에 다가갈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을 구축했다. 한편, 전사적으로는 헬스&웰니스와 식음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며, 소비자 니즈에 최적화된 매장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 만다이는 ‘일본에서 가장 쇼핑하러 가고 싶은 매장’을 지향한다. 매장 구성은 단순하지만, 로컬 상품과 신선식품을 필두로, 지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슈퍼마켓 체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비ㅣ100억 달러 매출 비결, 매장별 경영 자율화
하이비(HyVee)는 미국 중부 8개 주에 약 250개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은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2천억 원)에 이르며, 미국에서는 중견 슈퍼로 입지를 굳혔다. 동사의 고객제일주의, 지역밀착 경영 전략에는 지역 슈퍼마켓 생존에 대한 힌트가 숨겨져 있다.

고객제일주의로 열렬한 지지
‘어떤 장소에서도 친절하게 웃는 얼굴(A Helpful Smile in Every Aisle)’을 슬로건으로, 고객 서비스 향상에 주력해온 하이비에는 ‘CCO’라는 직책이 있다. 이것은 ‘최고 고객 책임자(Chief Customer Office)’라는 의미로, 고객서비스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임원이 따로 있을 만큼,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고객제일주의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하이비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전미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슈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묻는 설문조사가 시행되면, 하이비가 매번 상위에 오르곤 한다.
하이비의 고객 중심 서비스는 업계 내에서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하이비는 리먼 쇼크 직후 ‘레드 핫 딜’이라고 불리는 판촉 기획으로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제공했다. 이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자 고객 개별 니즈에 대응하는 개인화(personalization) 작업에 힘을 쏟았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한 정책 전환이 호평을 받아, 하이비는 미국 유통 전문지 ‘프로그렉시브 그로서’가 매년 우수 슈퍼마켓 기업에 표창하는 ‘올해의 소매기업’을 2017년에 수상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비결에 대해 물을 때마다 하이비는 매번 ‘직원 소유의 기업’, ‘점포 자주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답한다.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직원은 업무에 대한 관심이 많고 참여의식이 강하다. 또한 하이비는 각 점포의 관리 직원에게 많은 결정권을 주고 있다. 이것이 하이비의 기업 문화이며, 타사와의 차이점이자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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