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지 않는 것은 ‘고객중심’뿐

창고형 매장에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등장했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그동안 고급화, 대형화, 복합화를 거쳐 최근 세분화,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개점한 두 개의 신규점을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형마트 포맷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새로운 업태가 등장해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판단될 시점에는 여지없이 기존 패러다임을 뒤엎을 만큼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업계를 덮쳐 나태해진 기업들에게 채찍질을 한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 속에 변화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내 변화에 적응한 업태는 성장을 이어가고, 그렇지 못한 업태는 설 자리를 잃고 만다.
1993년 이마트 창동점 개점으로 시작된 대형마트 역사는 태동 10년 만에 백화점을 따라잡고 업계 1위 업태로 올라섰지만,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으며, 이제는 온라인쇼핑몰 시장에 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디지털 소매업 시대에 적극 대비하고는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대형마트 정체성이 반영된 오프라인 매장만의 가치를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포화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실제 대형마트 업체들은 최근 기존 매장과 다른 포맷들을 하나 둘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올해 등장한 이마트 가든파이점과 롯데키즈마트 부산점이 대형마트의 최근 변화된 포맷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 가든파이브점_ 슈퍼란트(슈퍼마켓+레스토랑) 개념 도입
이마트는 지난해 개점한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와 이수역점을 포함한 중소형 점포 등 그 어느 업체보다 대형마트의 포맷을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6월 30일 서울 송파구 유통단지 가든파이브 내 개점한 신규점 역시 기존 대형마트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있다.
이마트는 개점 작업에 앞서 상권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철저히 고객중심의 매장을 설계했다.
1. 쇼핑 도중에 식도락, why not?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장 정 중앙에 위치한 ‘푸드홀(Food Hall)’이다. 기존 푸드코트는 매장과 별도 공간에 위치해 쇼핑 후 계산을 마친 후에나 이용할 수 있는 데 반해 가든파이브점의 푸드홀은 쇼핑 중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이를 위해 푸드홀 입구에는 쇼핑카트 보관구역을 별도로 마련해 고객들이 짐을 맡기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편의를 먼저 고려한 역발상에서 비롯된 시도이지만, 식사로 인해 고객의 쇼핑 흐름이 단절되는 단점도 커버할 수 있게 됐다.
쇼핑 도중 식음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가든파이브점의 푸드홀은 메뉴별로 브랜드화를 통해 전문성을 더욱 강조한 것이 다르다. 20여 가지의 이마트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델리스트리트(DELiSTREET)’, 맥시칸 샐러드 바 ‘샐러드 가든(Salad Garden)’, 이탈리안 음식을 제공하는 ‘파스타 팩토리(PASTA FACTO...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