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우 일삼는 상사, 확 받아? 말아?

억울할 때마다 감정을 표현하거나 얼굴을 붉히는 것은 상사의 화만 돋울 뿐이다. 억울할 때 입을 봉하고, 세월을 기다리는 사람이 진짜 승리하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Q_ 팀장이 임원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더니 느닷없이 내 책상에 서류를 집어 던졌다. 그 서류는 오늘 오전에 팀장이 작성한 것을 문서번호만 바꿔 내가 출력한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임원회의에서 내년도 사업계획서 내용을 두고 사장으로부터 무참히 깨진 것에 대한 화풀이를 나에게 한 것이었다.
팀장은 항상 이런 식이다. 임원회의를 마친 후, 또는 거래처와 긴 통화를 끝낸 뒤 부하직원을 샌드백으로 삼는다. ‘머리가 장식품이야? 어디 갈 데는 알아 봤어? 나니까 참아주는 거야.’ 등등 욱할 때는 물불 안 가리고 내뱉는 폭언에 진저리가 날 정도다.
이뿐 아니다. 내가 어쩌다 지각하면 ‘불성실한 놈’이고, 팀장이 늦으면 차가 밀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한 달에 한두 번 칼퇴근하면 ‘어린 게 빠졌다’며 비아냥되고, 팀장이 일찍 퇴근하면 ‘업무상 어쩔 수 없는 약속’ 때문이다. 내가 회사에서 가정 문제를 처리하면 ‘무능력한 가장’이고, 팀장이 회사에서 집안일을 처리하면 ‘자상한 가장’으로 둔갑된다.
‘저 지랄병 또 도졌네’라면 넘기는 일도 한두 번이지……. 때를 보고 이 같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팀장에게 따져 물어야 할지, 아니면 꾹 참아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꼴도 보기 싫은 상사 면전에 사표를 던지고 멋지게 돌아서야 할지 고민이다.

A_ “잘못도 없는 내가 왜 당해야 하지?”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안된다니 너무 불공평한 거 아냐?”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납득할 수 없는 일로 화가 치밀 때가 많다. 이때 그 자리에서 맞받아치는 것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물론, 직장을 다니다보면 불공평한 일을 많이 당한다. 내가 하면 ‘스캔들’이고, 상사가 하면 ‘로맨스’인 일들이 허다하다. 임원에게 깨진 화풀이를 부하 직원에게 하는 것은 그래도 양반이다. 심지어 부부 싸움 분풀이를 부하 직원에게 해대는 ‘개념 상실’ 상사까지 있다. 이런 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대들고, 따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직장 생활을 잘하려면 말을 삼킬 줄 알아야 한다. 팀장이 부당한 대우를 했을 때는 팀장 보는 데서 붉으락푸르락하지 말고, 일단 사무실을 나와 다른 장소에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후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팀장을 대하는 게 좋다. 직장이라는 조직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일을 마냥 억울한 일로 보면 안된다. 나의 미래가 달린 인사고과 권한을 가진 상사를 나와 같은 동급으로 생각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일본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이젠 정말 지쳤어’의 저자인 사이토 시게타는 “상사와 잘 지내고 싶다면 ‘사랑받는 부학직원이 되고 싶다’든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기대를 버려야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한번 상사가 영원한 상사는 아니기 때문에 상사의 횡포가 견딜 수 없다고 사표를 내는 일은...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