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중요하다

시골에서 한 농부가 소 두 마리를 데리고 농사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황희 정승이 그 곳을 지나가다 농부에게 "저 두 소 가운데 어느 소가 일을 더 잘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 때 농부는 뜻밖에도 황희 정승에게 다가와서 "검은 색깔의 소가 일을 더 잘합니다."라고 귓속말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황희 정승이 "여보시오. 뭘 그런 걸 다 귓속말로 합니까?"하니 농부가 말하기를 "저들 짐승들도 일을 못한다고 하면 다 알아듣고 싫어합니다." 조선 초기 명재상 황희 정승과 얽힌 일화입니다. 신중하게 말하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어디 말뿐이겠습니까. 글도 마찬가지이겠죠. 최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와 관련 정치권과 언론 등의 행태를 보며, 다시 한 번 이 일화를 떠올려 봤습니다. ‘파는 자’의 상대는 ‘사는 자’인데 이 땅에는 왜 ‘사는 자’는 조용한데, 다른 곳에서 제 멋대로 판을 깨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들이 시정잡배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한마디는 바로 권력입니다. 이제 정말 경제는 경제논리로 풀어가게 했으면 합니다. 크고 작음 가운데도 분명 질서는 있습니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바꿔 놓는다는 것은 결국 경제 질서 파괴가 될 뿐입니다.
신묘년 토끼해가 힘차게 뜀박질을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토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달 속에서 떡방아 찢는 토끼는 상상력과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이솝 우화 속의 토끼와 거북이 경주는 자만심과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또 별주부전의 토끼는 재치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유통업계에도 토끼의 교훈을 곱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꿈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 이제 달나라는 인간의 발자국이 찍혔지만 그것도 꿈이 있었기에 현실이 된 것입니다.자신감과 자만심은 구별됩니다. 우리 매장에서 우리 고객을 최고로 대한다는 자신감은 갖되 방심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또 순발력과 재치는 환경변화와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항목입니다.
올해도 우리 유통업계에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유통관련 연구 기관에서는 6% 이상 성장세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 5% 내외 전망에 비해 유통업은 성장 기대치가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온라인쇼핑과 편의점이 될 것으로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태는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내다봤습니다. 연구기관들이 성장치를 높게 전망하면 어떤 업체에서는 항의전화가 오기도 한답니다. 예상 전망이 높다는 것입니다. 예상 전망이 높게 나타날수록 각 기업들도 목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년호를 맞아 유통 전문가들의 2011년 소매경기를 전망해 보는 지상 좌담회도 마련했습니다. 그 외에도 매달 새로운 꼭지들이 독자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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