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생각하는 경쟁 업체는 다르다.

소매업체들에게 ‘귀사의 경쟁사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마도 열에 아홉은 ‘동업태 내 다른 업체’ 혹은 ‘무언가를 판매하는 모든 업체’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철저히 소매업체 관점일 뿐이다.

소매업체들은 고객의 성향과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는 베테랑이지만 자신의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자사 경쟁사가 어디인지를 이해하는 데에는 통찰력이 한참이나 부족하다.
‘고객은 과연 어떤 업체를 우리 매장의 경쟁 상대로 여길까?’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이 소매업체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소매 업태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예로 들어보자.
‘백화점 쇼핑객’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은 자신이 지출할 수 있는 예산 범위 안에서 일부만을 백화점에서 소비할 뿐이며, 이는 다른 업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금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동종 업태 내의 경쟁을 뛰어넘어야 한다.

고객이 매장을 인식하는 2개의 축
소매업체가 자사의 타깃 고객을 효과적으로 사로잡기 위해서는 고객이 자사와 함께 머릿속에 떠올리는 경쟁 업체가 어디인가와 함께, 그 경쟁 업체에 대한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2010년 글로벌 광고회사인 레오버넷/아크(Leo Burnett/Arc)가 이 같은 주제로 성인 쇼핑객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예상 밖의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먼저, 소비자들은 소매업체가 경쟁 집단을 규정할 때 흔히 이용하는 기능적 범주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소매업체들은 판매하는 제품 종류에 따라 경쟁사를 규정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무엇을 살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기준으로 두 개의 축을 삼는다. 그 두 개의 축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축 : 물건을 살 것인가, 구경할 것인가. 이 축에서 소비자들은 판매 행위가 중심인 매장과 영감과 아이디어를 원천으로 삼는 매장으로 나눈다.
∙ 두 번째 축 : 셀프 판매 방식인가, 안내하는 방식인가. 소비자가 쇼핑 과정 대부분을 직접 주도해야 하는 매장과 상품, 매장, 판매직원 등이 구매과정을 도와주는 매장으로 나뉜다.
이 두 개의 축을 기준으로 미국 내 40개 선두 소매업체들을 평가하고 이를 다시 세분화한 결과 모두 6가지의 매장 유형이 나타났다.


<표 1>에 나와 있는 각 분류는 소비자들이 서로 다르다고 인식하는 매장 종류를 나타내며, 이는 소매업계가 매장을 분류하는 전형적인 방식과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판매 단계에서는 이러한 분류가 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분위기 우위 그룹에 속하는 티파니와 배스프로숍은 제품의 교차점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제품 위주로 생각하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 고객 관점에서 볼 때 이 두 매장은 ‘굉장히 매력적인 매장 환경’이라는 비슷한 경험 기대치를 갖게 만든다. 물론 기대 경험치 수준은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