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뺀 리빙 백화점
30~40대 가족 고객 취향을 저격하다

백화점에서 의류 매장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백화점 주력 부문인 의류를 과감하게 없앤 신개념 백화점 엘큐브 리빙 세종점이 등장했다. 세종점은 타 지역에 비해 30~40대 비중 및 인구 유입률이 높은 세종시 특성에 맞춰 리빙과 유아용품으로만 상품을 압축해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부터 매장규모를 대폭 줄이고 상권에 맞게 특화한 전문 백화점 ‘엘큐브’를 선보여 왔다. 그동안 서울의 홍대, 이대, 가로수길에 1천㎡ 미만의 영패션 위주로 전개했는데, 지난 3월에 개점한 엘큐브 리빙 세종점(이하 세종점)은 지방으로 시야를 넓히고 패션이 아닌 리빙 부문에 초점을 맞춰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엘큐브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가구, 생활용품, 디자인 소품 등 리빙 전문점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라이프스타일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리빙·문화 복합 쇼핑 전문점을 콘셉트로 한 엘큐브 리빙을 론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구 유입률이 가장 높은 세종시 선택
롯데백화점은 엘큐브 리빙을 기획한 뒤 그에 맞는 입지를 찾기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적합한 후보지를 물색했다. 그리고 최종 선정된 곳이 세종시다. 세종시는 2012년 9월 국무조정실을 시작으로 40개 중앙행정기관과 1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이전해 새로운 주거단지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정도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 인구는 2013년 말 12만 명에서 지난해 말 25만 명으로 3년 새 두 배가량 증가해 전국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만 진출했을 뿐 리빙·문화 관련 니즈는 가까운 대전이나 청주, 조치원으로 원정 쇼핑을 나가야 해결할 수 있다. 세종점 정태유 점장은 “세종점이 문을 열자 이제야 대형 유통시설이 생겼다며 반색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리빙 부문만 구성된 것에 의류나 구두, 화장품 매장은 없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도 더러 있다. 아직 국내 고객에게 낯설기만 한 전문 백화점에 대한 인지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는 세종점의 과제라 할 수 있다.
한편, 세종점은 6층 규모의 상가·업무시설인 세종파이낸스센터 지하 1~지상 2층에 입점해, 지하 1층은 식당가와 지상 1~2층은 하이마트와 나란히 들어서 상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정태유 점장은 “운영주체는 모두 다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모두 하나로 인식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규모의 한계로 수용하지 못한 편의시설이나 MD를 자연스럽게 보완하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수유실이나 키즈라운지, 자전거 거치대 등은 건물 공용 편의시설이다. 그리고 1~2층의 하이마트는 보안대를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부인이 유아용품을 고르는 동안 남편은 각종 IT 기기를 살...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