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진화한 라면,
맛의 재발견으로 승부 본다

라면은 ‘매운맛에 빨간 국물, 튀긴 면발이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큼직한 원물에 두툼한 생면을 사용한 프리미엄급 중식·한식풍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하절기를 앞두고 라면 제조사들은 볶음면·비빔면에 주력하고 있는 한편, 비유탕면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2.8개로 전 세계 1위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3년 2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라면 시장은 2014년 1조 8,800억 원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계속된 경기침체와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며 라면의 대체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15년 4월 출시한 농심 짜왕을 시작으로 중화풍 라면이 히트를 치며 라면 시장은 반등의 기회를 맞게 된다. 중화풍 라면의 등장은 국내 라면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중화풍 라면은 국내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본격화했으며, 라면 맛과 면발의 다양화를 가져왔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규모는 2조 9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화풍 라면, 프리미엄 라면 시장 열다
짜장·짬뽕의 중화풍 라면은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서막을 열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프리미엄 라면은 건더기 양을 늘리거나 원물의 식감을 강조하고, 국물과 면발을 기존 라면과 차별화해 실제 요리에 가까운 맛을 구현한 라면을 말한다. 인스턴트 느낌을 줄이고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분말수프보다 주로 액상수프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일반 라면 경우 5개들이에 2~3천 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었다면, 프리미엄 라면은 5천 원 이상, 일부는 6천 원 대에 이르기도 한다.
중화풍 라면의 인기는 제조사에서도 놀랄 정도였다. 2015년 4월 출시된 농심 짜왕은 같은 해 11월 누적 매출 900억 원에 육박했으며, 맛짬뽕은 출시 한 달 만에 1천만 개가 팔렸다. 짜왕 경우 지난해 롯데마트 라면 판매 제품 가운데 매출 5위를 기록했으며 폭발적인 인기 폭은 다소 감소했지만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 역시 2015년 출시한 진짬뽕의 활약으로 2014년 18.3%였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3.2%까지 끌어올렸다. 2014년 라면 전체 시장에서 7.8%를 차지하던 프리미엄 라면 제품 비중은 지난해 26%를 넘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는 프리미엄 라면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제조사들의 인식을 바꿔놓기도 했다. 중화풍 라면의 인기에 대해 농심 홍보팀 홍기택 과장은 “소비자들이 일반 라면보다 고품질 라면을 선호하는 가치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불맛을 살리고 건더기 양을 늘려 실제 요리에 가까운 맛을 구현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마케팅팀 전진배 팀장 역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으며 기존 라면에 없었던 맛을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주...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