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보관함, 면접 정장 대여… ‘직원 아이디어의 힘’

유통업체 직원들은 현장에서 일하며 경영자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것을 본다. 무엇이 고객을 실망시키는지, 매장의 낭비가 되는지,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고 발전시키는지 날마다 목격하는 것이다. 이처럼 숨겨진 잠재력을 지닌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 현장에 적용한다면 기업의 중요한 경쟁우위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현대백화점 신입사원은 최근 사내 아이디어로 히트를 쳤다. 취업난으로 수십 번씩 면접을 보면서 옷차림을 걱정하는 동창들의 고민을 듣다 ‘면접 정장 대여 서비스’를 제안한 것.
현대백화점은 다음 취업 커뮤니티 ‘취업 뽀개기’와 손잡고 대학생이 많이 찾는 신촌점 등에서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 정장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보증금만 내면 무료로 옷을 빌려주는 이 서비스에는 무려 900여 명이 몰렸다. 현대백화점은 이 대학생들을 자사의 예비 고객으로 만들고, 백화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 ‘물품 보관함도 광고매체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존의 철제 물품 보관함 대신 플라스틱 소재의 조립식 보관함을 광고판으로 활용하자는 이 아이디어는 홈플러스 김해점에서 채택됐다.
김해점은 새로운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도입한 조립식 보관함 덕분에 지난해 보관함 수선•유지비 등 800여만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물품 보관함은 한 칸 한 칸이 모자이크로 구성돼 커다란 광고판 역할을 하며 500만 원의 광고 수수료도 창출했다.





이와 같이 최근 유통업체들이 사내 제안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숨겨진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경영 혁신과 고객 서비스 향상의 촉매제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요즘처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기업 경쟁력 향상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직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동기 부여책도 마련함으로써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사내 아이디어도 SNS로 실시간 발굴
과거 제조업체 생산현장에서 분임조 형태로 이뤄졌던 제안제도는 2000년대 이후 IT 발달과 함께 사내 인트라넷이 기업 조직에 정착되면서 전 산업계로 확대됐다.
일찍이 사내 인트라넷에 제안 게시판 등을 구축한 유통업계도 직원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다 최근 들어 ‘창조’와 ‘소통’이 강조되면서 사내 제안제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사내 제안제도는 최근 회자되는 경영 트렌드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즉, 직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소통경영이자 감성경영이며, 그들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은 창조경영이자 지식경영이다.
현재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사내 제안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곳은 드물다. 잘 운영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내 제안 시스템은 인트라넷에 별도로 마련된 ‘제안 게시판’을 통해 운용되는데,...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