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속에서 꽃피는 창조경영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편으로, 판타지 세계를 경험하는 앨리스의 신나는 모험을 그린 작품입니다. 여기에 경이로운 달리기 실력의 주인공 ‘붉은 여왕’이 등장합니다. 이 붉은 여왕은 앨리스 손을 잡고 숲속으로 열심히 달리지만 앨리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붉은 여왕과 앨리스가 달리는 만큼 그 주변의 사물도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경영학 용어로 ‘레드 퀸 이펙트(Red Queen Effect)’라고 합니다. 이 붉은 여왕 효과에서는 경쟁상대보다 앞서나가거나 적어도 지금 현재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뛸 수밖에 없습니다. 붉은 여왕 효과의 원래 뜻은 경쟁적 진화과정을 설명하는 데 주로 이용되었습니다. 즉 경쟁 관계인 A기업이 앞서 나가면 B기업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면서 전반적으로 함께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대표적인 스마트폰 경쟁 관계인 애플이나 구글 등을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레드 퀸 이펙트는 우리 유통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유통산업은 별 볼일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등장하고, 해외 유명 유통업체가 국내에 진출해 경쟁에 가세하면서 발전 속도가 숨 가쁘게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저가격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 상품 품질과 개발까지 경쟁의 틀에서 발전을 거듭한 것입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전과 다른 좋은 조건에서 쇼핑을 즐기게 된 것입니다. 이런 경쟁은 지금도 유효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멈칫하면 경쟁상대보다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 달리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여기서 잠깐 숨고르기가 필요합니다. 축구화를 신고 조깅을 했다면 짬을 내어 불편한 축구화를 벗어던지고 조깅화로 갈아 신는 모멘텀이 필요합니다. 훨씬 가볍게 뛸 수 있는데, 힘들게 뛸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것이 바로 많은 혁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창조경영’의 실현입니다.
오늘날 잘나가는 기업들은 이 창조경영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통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100년 전통의 노드스트롬 백화점 경우 ‘제1규칙은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창의적 판단을 활용하라. 더 이상의 다른 규칙은 없다.’는 것입니다. 즉 현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사원들에게 기업가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관리자들은 그들의 의사결정이 실행될 수 있도록 기꺼이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 6위에 오른 온라인 최대 신발 쇼핑몰 자포스의 가장 큰 강점은 직원을 고객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배려함으로써 창조적 사고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영이 실현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채찍만 들어서는 안 됩니다. 경영자와 관리자의 관심과 소통, 인정, 칭찬하는 당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한 보석 전문점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독특합니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