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 ‘엑시트’
식품업계도 잃는 게 더 많다

브렉시트가 남긴 과제는 영국의 EU 탈퇴, 그 자체의 문제보다 향후 발생할 경제적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다. 산업계는 지금부터 수개월 동안 영국의 교역 환경과 내수 소비, 유럽연합의 체제 안정 과정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EU의 식료품 시장 등 유통시장의 환경 변화 또한 지켜봐야 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이 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부진한 세계 경제에 영국이 불안과 혼란, 불확실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는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일컫는 그렉시트(Grexit)에서 따온 말로, 현지시간 6월 23일 실시된 영국 국민투표에서 탈퇴 51.89%, 잔류 48.11%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ECC(European Economic Community)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유럽 공동체에서 떠나게 됐다.
물론 국민투표 이후 약 2년간의 탈퇴 협상과 다양한 조정으로 인해 당장 탈퇴가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투표 결과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술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각종 외신과 세계 주요 기관들도 브렉시트 여파와 관련된 종합의견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영국 식음료 전문조사기관 IGD(Institute of Grocery Distribution)는 브렉시트 이후 자국 식료품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 범위를 다각도로 예측했는데, 이를 3가지 방향에서 정리해 살펴본다.

(1) 농업 경쟁력 약화로 식품 가격 상승

영국은 지난 1973년부터 EU 회원국이었으며, 현재 영국 경제를 좌우하는 비즈니스 구조는 회원국 산하에 있던 지난 수십 년 동안 형성된 것이다. 특히 EU는 출범 초창기 때부터 회원국에 식품을 원활하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식품 산업과 관련된 수많은 정책과 법규를 만들었는데, 영국이 EU에서 탈퇴함에 따라 앞으로 식품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U의 정책적 근간은 공동농업정책(CAP)에서 출발했으며, 유럽 공동체의 근원적 설립 목표 역시 유럽 대륙 전반에 걸쳐 식량 생산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농업 경쟁력이 순식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U가 농업 부문에 거대한 보조금을 쏟아 넣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면 농업 보조금을 더 이상 못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업 보조금은 현재 EU 예산 지출의 40%를 차지하며, 전통적으로 영국 농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다. 물론, 브렉시트 지지층은 EU가 주는 농업 보조금이 끊겨도 재정이 취약한 농촌이 손해 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농가들은 그동안 받았던 보조금 지원이 끊길 것이라는 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
EU 영역 밖으로 나가면, 영국 정부는 수십 년 만에 자국 고유의 농업...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