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형 가맹점 수수료,
합리적 수준으로 낮춰야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최근 몇 년 간 대부분의 기업과 경제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반해 신용카드사들의 순익은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무려 66%나 대폭 증가했다. 이는 해당기간 동안 조달금리와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인데 카드사는 그 이익을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카드사의 가장 대표적인 대형 가맹점 가운데 하나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업태일 것이다. 이러한 유통 소매업은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은 박리다매를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생필품을 공급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고, 쇼핑 편의성을 제공하는 등 서민 경제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런데 지금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출점 제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으로 최악의 영업환경에 처해 있으며,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제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경우 기존 점포 매출이 2012년 -3.6%, 2013년 -8.6%, 2014년 -11.4%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경기침체 속 카드사 순이익 66% 폭증
특이할 만한 것은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기업과 경제 주체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독 카드사들만 순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2년에 1조 3천억 원이었던 카드사 순이익은 2014년에는 2조 2천억 원으로 무려 66%나 폭증했다. 카드사들이 이렇게 큰 순이익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조달금리와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2012년 연 3.83%에서 2014년에는 연 2.10%로 무려 45%나 하락했다. 특히 2012년에 3.5%였던 기준금리가 2015년 12월 기준 1.5%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인하할 여지가 매우 크다. 언론에 난 기사를 살펴보면, 카드사는 정부 당국 주도로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인하함에 따라 수익이 매우 나빠지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매출에서 영세중소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의 수수료율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전체 수수료 수익의 6.5%밖에 줄지 않는다. 반면 연매출액 1천억 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매출의 48.7%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고, 대형 가맹점은 현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수수료 인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최근 협회가 금융당국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에 자율적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신전문금융업법에도 가맹점 수수료율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만약 카드사들이 당연한 가맹점의 권리를 외면하고,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카드사들의 무책임한 자기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