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절벽 부딪힌 백화점
극약 처방으로 출장 세일 나서다


‘백화점 사양론’이라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한해 영업을 시작한 백화점 업계는 2015년에도 월별 매출에 마이너스 지표만 추가했다. 기존 고객 이탈이 심화되며 최상위 고객만을 위한 재미없는 쇼핑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자, 백화점 각사는 면세점에 공을 들이고 도심형 아웃렛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선회했다.







2015년 국내 백화점은 최근 10년간 가장 힘든 경험을 했다. 2014년 정체 상황에 이른 매출이 2015년에 고착화되면서 백화점 위기의식을 가중시켰다. 이는 2012년부터 시작된 성장세 둔화 현상의 연속선상에서 나온 결과여서 시장에 백화점 사양론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사건을 극복하는 시점에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며 2년 연속 상반기 매출이 크게 위축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심리적 소비 위축은 매월 백화점 매출에 마이너스 지표를 부가해 추세적으로 하락 그래프를 생성해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월별 백화점 매출 성장률 추이를 보면, 국내 백화점 매출은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매출 신장세 둔화가 2015년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값 급락 등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 축소 및 이익 감퇴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 취업난과 전세 대란, 베이비부머 은퇴 등의 불안 요소에 따라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되면서 백화점 매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요우커 놓친 백화점, 면세점·아웃렛 주력
2015년 국내 백화점의 가장 큰 성장 정체 요인은 메르스 사태의 후유증이다. 백화점 경우 고객이 모이는 장소적 특성 때문에 호흡기 질환 확산에 취약하다 보니 손쓸 겨를 없이 고객 이탈이 심화됐다. 특정 환자의 백화점 방문 소식으로 백화점 기피현상이 심해지며 6월에는 개점휴업과 다름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편, 메르스 사태는 내수 고객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이어져 한동안 요우커 영향력이 커진 백화점 업체들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입혔다. 전년대비 약 8%의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백화점 업체들이 부양하던 시장이 그만큼 축소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메르스 사태라는 표면적 문제 외에도 상대적으로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으로 관광객이 이탈한 영향도 컸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단기적 문제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실제로 2015년 1∼10월까지 일본 백화점 업계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1,517억 엔으로, 이는 같은 기간 일본 백화점 전체 매출의 3% 수준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300%나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3배나 증가했음에도,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엔저 유지로 중국, 홍콩, 대만 관광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백화점·면세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