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에 가치 두는 요우커의 마음을 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대하는 유통업계의 방식이 달라졌다. 중국 전통의상을 입거나 빨간색 선물을 증정하는 중국 중심의 마케팅보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올 국경절 마케팅 트렌드다. 20~30대 요우커의 방한 비중 증가는 이처럼 국내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을 변화시키면서 ‘한국적인 콘텐츠 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제까지 던져줬다.

10월 1~7일 중국의 국경절은 국내 유통업계에 추석과 더불어 하반기 최대 대목으로 꼽힌다. 백화점들이 연간 기록하는 전체 외국인 매출 가운데 40%가 국경절에 발생할 정도다. 이는 단일 시즌 매출 가운데 최대 비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국경절 요우커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87.2%, 67.6% 신장했다. 대형마트도 한국 과자와 김, 헤어·미용용품 등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수도권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평균 20%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 불어 닥친 메르스 여파로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데다, 요우커 매출도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만큼 국경절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유통업체들은 이번 국경절 매출이 향후 한국에 대한 요우커의 인식 변화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매출 활성화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요우커의 성향 변화는 마케팅, 서비스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방한 요우커 연령대의 중심이 명품을 선호하는 40~50대에서 저가 제품이라도 ‘유행’을 따르는 20~30대인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 세대)’로 옮겨가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인터넷 여행예약 사이트 ‘씨트립(C-Trip)’에 따르면, 바링허우는 최근 방한 중국 관광객 가운데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행에 민감하고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요우커가 늘어나면서 올 국경절에는 ‘중국 현지 고객 공략’, ‘방한 중국인 특화 서비스 마련’, ‘요우커 선호 매장에 마케팅 역량 집중’, ‘한국적인 콘텐츠 기획’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유통업체들의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1. 중국 현지를 공략하라
여행사·카드사·포털사이트…중국기업과 파트너십 활발
국경절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중국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온라인 종합몰 ‘현대H몰’은 중국의 로컬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바이두·360모바일·마이앱(My app)·미우(MIUI) 등과 협력해 중국 현지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 쇼핑 앱을 출시했고,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 모두 씨트립 등 중국 여행사들과 함께 현지 홍보·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들은 연휴 이전에 중국의 SNS인 ‘웨이보’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 등을 통해 사은품 쿠폰을 미리 제공, 국경절에 한국 방문시 선물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마케팅도 전개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글로벌마케팅팀의 구동...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