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카운터 공세, 온라인으로 제동 건다

같은 유럽 대륙 내에서도 국가별 유통 지형은 가지각색이다. 디스카운터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은 온라인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클릭앤콜렉트’와 ‘드라이브 스루’ 등 각기 차별화된 옴니채널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유럽 각국의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매업계의 경쟁구도 변화와 그 이면의 소비자 니즈 변화를 살펴본다.

유럽은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재 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며 소매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올해 1사분기까지 유럽 소비시장은 역신장 또는 정체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도 정체 국면이 심화되고 있고, 식료품 시장만 놓고 보면 역신장이다. 유럽 소비자들은 장기화된 침체 속에 절약하며, 실속 있게 쇼핑하는 것이 습관화됐다. 저가 중심으로 구매하는 트레이드다운(tradedown) 현상이 나타나다가, 이제는 아예 구매량 자체가 줄어들며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매업계 입장에서는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시장, 특히 건강·웰빙 품목 등에 대해서는 기꺼이 투자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편의성을 위해 부가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실속 추구형 쇼핑은 단순 저가 지향이라기보다 가치 소비 개념을 담은 ‘스마트 쇼핑’에 가깝다. 실질적 효용을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고품질 상품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한편, 저가 상품도 적극적으로 찾는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셈이다.

유럽에서 승기 잡은 디스카운터, 전방위 활약
실속형으로 변화하는 고객니즈에 맞춰 성장 기회를 잡은 업태는 유럽형 창고형 할인매장, ‘디스카운터’, 즉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괜찮은 품질의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디스카운터들이 급신장하며 프리미엄 백화점이나 고급형 슈퍼마켓을 제외한 애매모호한 포지셔닝의 소매업체들은 고전을 겪고 있다.
유럽 전역에 걸쳐 세력을 확장 중인 디스카운터들은 지역별 소비재 시장 특성에 맞춰 독자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특히 기존의 ‘노 프릴(no-frills ;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 정책에서 나아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반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요소를 도입해 고객 편의를 더하고, 건강·웰빙 트렌드를 선도하는 등 지역별 소비자 특성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것.
알디(Aldi)와 리들(Lidl) 경우 독일 내 절대적 시장 우위를 발판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등 주변국에 진출해 유럽 전역에 걸쳐 매장 수가 2만 개를 훌쩍 넘는다. 영국, 프랑스 등 기존 소매강자들이 확고히 자리매김한 시장에서도 터줏대감격 대형 유통업체들을 밀어내고 있다.
빅 4 기업이 전체 유통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알디와리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2013년 1사분기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3.4%였던 알디는 올 1사분기 5.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웨이트로즈(Waitrose)를 밀어냈다. 아일랜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1사분기 기준으로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