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도 제 임무죠


자신의 눈으로 친환경 ‘진품’임을 꼭 확인해야만 상품을 매입한다는 초록마을 한기수 MD는 일주일에 반 이상을 산지로 출근하는 ‘발품형’ MD다. 4월말 기준 38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 전문매장 초록마을 매출의 20%는 한기수 MD 손에서 창출된다.







'농가 일손이 부족할 때는 팔 걷어붙이고 돕습니다. 이래 봬도 제가 일을 참 잘 하거든요. 하하하'
초록마을 한기수 MD는 8년차 과일 MD다. 더 정확히 말하면 8년차 친환경 과일 MD다. 2010년 초록마을 입사 때부터 친환경 과일을 담당했고, 더 거슬러 올라가 2007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맡은 업무도 친환경 프랜차이즈 업체의 과일 MD였다.




농번기 때 밭일 거들며 농가와 관계 다져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대다수 유통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요즘에도 한기수 MD가 책임지고 있는 초록마을 친환경 과일 매출은 지난해에도 20% 넘게 성장했다.
"입사 이래 매년 20~30% 정도 매출을 늘려 왔어요.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초록마을 매장 수가 그동안 많이 늘었고, 저는 물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수급에 신경 썼을 뿐이에요."
이렇게 말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초록마을 매장 수 증감률이 1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그 수치를 훨씬 능가하는 실적을 거듭해 온 한기수 MD의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생산량이 한정돼 있는 친환경 과일 수급을 문제없이 척척 해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다.
"산지 농민들과 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농산물은 워낙 변수가 많아서 양측이 서로 이해하고 조율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그건 서로 신뢰가 없으면 안되거든요."
농가가 바쁠 때는 내 일처럼 돕는다. 단순히 잘 보여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농번기 때는 부족한 일손을 채워줄 수 있는 인력은행이 필요하다고 피력할 정도로 그는 농가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밭에서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게 되고 소소한 자녀들 이야기까지 주고 받는 사이가 된다.
한기수 MD의 자산은 바로 8년 동안 성실하게 맺어온 농가와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초록마을이 상품을 매입하는 ‘갑’의 입장에 있지만, 역으로 산지의 도움을 받을 때도 많다. 지난 설 시즌에 농가와 함께 계획 출시한 ‘착한 과일세트’가 대표적 예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지갑을 굳게 닫고 있으니 명절 시즌이 돼도 예년과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기수 MD는 고객들이 가격에 민감한 때야말로 친환경 과일이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기회라고 보고 농가와 협의, 사과·배·혼합 등 3가지 착한 과일세트를 선보였다. 당시 친환경 사과세트를 평소 절반 가격인 2만 5,900원에 선보였는데 믿고 따라준 농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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