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에 치이고, 아웃렛에 밀리고…
백화점 설 자리 축소

매출 기여도가 높은 고객을 우대한 결과 백화점은 최상위 고객만을 위한 쇼핑 장소로 변모했다. CRM에서 소외된 대중 고객들은 온라인을 거쳐 해외 직구로 이동했고, 백화점 간판 상품인 패션 부문에서도 아웃렛으로 고객 이탈이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본업인 백화점과 신규 업태인 아웃렛의 채널 간 충돌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업계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힘든 경험을 했다. <도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04년부터 상승하던 매출이 2014년 들어 정체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2012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던 연속선상에서 나온 결과여서 심리적으로 더욱 큰 부담을 줬다. 특히 지난해 경우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백화점 매출에 마이너스 지표를 추가해 추세적으로 하락 그래프가 형성됐다.
사실 국내 백화점 매출은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들어섰다.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 영향과 민간소비 위축으로 시작된 매출 신장세 둔화가 작년까지 지속된 것이다. 거시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지며 국내 기업의 투자 축소 및 이익 축소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 취업난과 전세 대란, 베이비부머 은퇴라는 장기 불안에 따라 가계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되면서 백화점 매출은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매스 고객, 경쟁 채널로 이탈하다
국내 백화점의 성장 정체 요인은 경제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으로 기업은 물론 가계도 적극적인 긴축 재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의 현금유보 확대와 투자 축소가 일반화되면서 국내 시장에는 유동성 함정이 발생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의 이익 감소와 구조조정 파급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대기업의 직원 이익 분배가 줄어들면서 연말•연초에 백화점 수요가 축소된 것이 성장 정체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아울러 주택 가격 폭락에 의한 역자산 효과와 전세 가격 상승으로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대폭 축소된 점도 백화점 업계에 부정적 요인이다. 신규 취업 축소 등 고용 불안과 가계부채 증가, 이자 부담 증대는 서민들의 가계방어형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20∼30대 중심으로 해외 직구가 확산되고, 백화점 대체재로서 온라인몰과 아웃렛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것은 가계방어형 소비 확대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백화점 산업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고객 양극화 심화다. 롯데백화점 분석에 의하면 2012∼2014년 백화점 최상위 고객의 매출 신장률은 전체 고객과 비교해 5배나 높고, 동기간 최상위 고객의 객단가 상승률도 9%에 이른다. 그동안 백화점이 시행한 CRM 전략이 매우 유효했음을 증명한다. CRM은 기본 속성상 매출 기여도가 높은 고객을 우대해 결과적으로 최상위 고객의 객단가를 증가시킨다. 갤러리아...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