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통그룹, 독일 메트로를 삼키다

베트남 유통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영업중인 프랑스 빅씨, 한국 롯데마트, 러시아 빈컴, 베트남 쿱마트 외에도 향후 미국 월마트와 한국 이마트가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난 8월에는 태국 유통그룹 BJC가 메트로 베트남을 인수하며 본격 진출했다.




지난 8월 6일 베트남 유통업계에서는 ‘지각변동’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글로벌 유통업체이자 독일 1위 유통기업인 메트로(Metro)가 태국 유통업체 BJC 측에 5억 달러에 팔린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 바로 그 전까지 베트남 유통업계에는 태국기업인 CP가 메트로를 매입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BJC는 메트로뿐 아니라 이미 베트남에서 일본 유통기업인 패밀리마트(Family mart)를 인수한 바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 유통업계는 외국계 기업들의 경쟁 무대였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빅씨(Big C), 독일 기업 메트로, 한국 기업 롯데마트(Lotte Mart), 그리고 최근 오픈한 일본 기업 이온(AEON)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또한 베트남 정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쿱마트(COOP mart)가 자존심을 걸고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태국계 기업인 BJC가 메트로를 인수하면서 베트남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메트로는 매각 사실이 발표된 다음날 메트로 협력업체들에게 일제히 공문을 보냈다. 내용은 메트로가 BJC그룹에 인수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다는 것과 메트로의 향후 운영방식에는 변동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이는 이번 매각이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것이고, 인수 이후에도 협력업체와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미리 대책을 세웠다는 의미다.

메트로 매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메트로 매각은 크게 3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베트남이 향후 세계 경제의 큰 축이 될 인도차이나 반도의 관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마지막 남은 개발지역으로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차이나 반도를 지목한다. 인구가 많고, 글로벌 불황인 지금도 두 자릿수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나라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 불안과 인프라 미비 등 해결할 과제도 많지만, 성장 추세는 점점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속해 있는 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인도차이나 반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나라다.
따라서 태국 유통기업인 BJC가 베트남 진출을 결정한 데에는 미래에 대한 포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성공하려면 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베트남에서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은 중국을 잇는 세계 경제의 생산기지로서 조금씩 입지를 확대해나가는 나라이며, 베트남과 중국의 분쟁 가운데서 가장 특혜를 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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