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형 미니 슈퍼, 도심 틈새 공략

영국에서는 대형마트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고품질 로컬 상품 등 특화 카테고리로 승부하는 상권 맞춤형 소형점이 지역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테스코를 비롯한 주요 슈퍼마켓 업체들도 ‘미니 슈퍼마켓’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영국 산업조사단체인 식품그로서리연구기관(Food and Grocery Research Charity)은 영국 소형점 시장이 2013년 356억 파운드에서 2018년 462억 파운드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매시장 연구원인 데이비드 게리(David Gray)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인 인구와 혼자 사는 소비층이 증가하면서 매장 규모에 관계없이 인근 편의점이나 미니 슈퍼마켓에 들려 간단하게 쇼핑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소형점의 성장 원인에 대해 밝혔다.
온라인쇼핑의 성장세도 소형점 시장 확대에 한몫했다. 온라인몰로 주문한 상품을 지역 인근편의점 등에서 수령해가는 ‘클릭앤콜렉트(click and collect)’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디(Aldi) 같은 디스카운트스토어 경우 매장 운영비를 고려해 도심형 점포보다 외곽 지역에 기존점 절반 규모의 소형 모델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역 특화형 소형점, ‘에피스리 루도’
대기업의 편의점 포맷이 늘어나면서 지역밀착형 소매업체도 소형점 모델로 맞서고 있는데, 대표적 성공 사례가 에피스리 루도(Epicerie Ludo)다. 영국 대도시인 맨체스터를 중심으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는 에피스리 루도는 테스코(Tesco) 등 대형 슈퍼마켓과 경쟁하면서도 지역 단골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에피스리 루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고품질 로컬 상품과 프랑스 및 스페인산 고급 식료품을 취급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직접 구운 바게트와 파이, 크로와상을 판매하며 치즈, 올리브, 햄, 증류주, 커피, 홍차 등 영국인이 선호하는 기호식품을 다수 취급하고 있다.
또한 맨체스터 지역에서 로스팅한 커피를 ‘맨 쿠쿠(Man Coco)’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는데, 이 브랜드는 맨체스터 주민이 ‘맨쿠니안(Mancunian)’이라고 불리는 데서 따온 것이다. 이 밖에 요크셔 지역에서 생산한 잼과 영국 중북부 지역에서 재배한 꿀, 치즈 등 로컬 상품 취급 비중을 높이고 있어 기존의 대량 생산 제품들과 차별화된다.
지역 상품뿐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고품질 식품도 지역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의 식문화는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할 때 단출한 것으로 유명한데 에피스리 루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고품질 식료품을 독점 공급해 지역 미식가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 슈퍼마켓에서 취급하지 않는 스페인과 프랑스산 정통 햄(쵸리토), 동물 보호주의자들의 반대로 유통이 쉽지 않은 프랑스 거위간(프와그라), 유럽•아프리카 각지에서 생산된 와인 등을 취급하며 재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렇게 차별화된 식료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선물할 수...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