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장사에서 중요한 건 친절 서비스죠.”



갈현할인마트에 들어서자 과일 코너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빨간색 사과와 노란색 바나나, 갈색 키위가 보색을 이루며 진열돼 있어 상품이 싱싱해 보였다. 갈현할인마트 신용정 이사는 “경쟁점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가격 경쟁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판매 방식을 바꿨다.”며 “그 중 하나가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 진열”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또 있다. 직원과 고객 사이가 한 식구 같다는 것이다. 으레 매장에서 ‘고객님’이라는 소리가 들리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고객과 계산원이 서로 ‘○○ 엄마’와 같은 친근한 호칭을 사용한다. 심지어 주소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디에 어떤 고객이 사는지 다 알아 척척 배달을 해 줄 정도다.
“10년 넘은 단골고객도 많은 데다 매장 직원 중에는 15년 넘게 이곳에서 일한 사람도 있습니다. 계산원, 배달사원 할 것 없이 대부분 직원이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고객과는 한 가족과 같이 친해요. 오히려 ‘고객님’이라고 딱딱하고 부르는 게 거리감을 만드는 것 같아 직원들에게 고객 성향에 따라 호칭을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포장 방법, 상권 특성에 맞게 바꿔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갈현할인마트는 25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슈퍼마켓이다. 과거에는 갈현구판장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다 2007년부터 갈현할인마트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물론 주인도 바뀌었다. 현재는 이종현 사장과 신용정 이사가 의기투합해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신 이사는 “주거 밀집 지역인데다 오랜 시간 영업하면서 확보된 수많은 단골고객이 우리 매장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수 당시 이 점포는 20여 년 전 처음 오픈 때 모습 그대로였다. 매장 인테리어나 상품구색은 말할 것도 없었고, 심지어 POS조차 없어 금전등록기(ECR)를 사용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신 이사는 “소비자는 2000년대를 살고 있는데 점포 모습은 1980년대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며 “매장 내외부를 모두 뜯어내고 새롭게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새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에도 50대 이상 기존 단골고객들이 꾸준히 찾아 주었다. 또 현대적으로 변화된 갈현할인마트에 젊은층까지 유입되면서 리뉴얼 오픈 후 한동안은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2009년 초까지만 해도 9억 원에 달하는 월매출을 기록하며, 은평지역 독립형 슈퍼마켓 중 매출 1, 2위를 다툴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2009년 위기가 찾아왔다. 2009년 5월부터 11월 사이 반경 700m 이내에 4개의 경쟁점이 한꺼번에 생긴 것이었다. 기존에 영업 중이던 점포까지 합하면 모두 5개의 경쟁점이 갈현할인마트를 중심으로 빼곡히 늘어선 형국이다. 경쟁점 출점이 이어지면서 매출은 전년대비 22%까지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신용정 이사는 오히려 이 기간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기였다고 말한다.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판매 기법에도 큰 변화를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