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볼 시간도 없는 파리지앵, 도심형 매장으로 유혹


최근 프랑스 유통업계의 화두는 소비자와의 근접성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도심형 소형 슈퍼마켓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의 변화는 기업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유통업계 입장에서 소형 슈퍼마켓 포맷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파리 같은 대도시 사람들은 제대로 식사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 늘 시간을 재면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파리지앵들에게 장볼 시간이나 있을지 궁금할 정도다. 프랑스의 유통업계는 몇 년 전부터 도심에 거주하는 바쁜 소비자들을 겨냥해 소형 슈퍼마켓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프랑스 유통업체들이 소형 슈퍼마켓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까르푸(Carrefour), 카지노(Casino), 엥떼르마쉐(Intermarché), 르클레르(Leclerc) 그리고 오샹(Auchan)까지 모두 앞 다퉈 소형 슈퍼마켓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그야말로 전쟁이라도 벌이듯 소형 슈퍼마켓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심형 소형 슈퍼마켓이 대상으로 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그들은 도시에 거주하는 샐러리맨들로,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 잠이 든다. 그리고 점심식사는 앉지도 못한 채 대충 해결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커피를 마신다. 이들은 주말에도 교외에 나가 대형 하이퍼마켓에서 장을 보지 않는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가까운 슈퍼마켓을 선호하며 식사도 간단하게 해결한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도시인들의 생활패턴에 걸 맞는 소형 슈퍼마켓을 개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오샹, 두 번째 소형 포맷 선보여
오샹은 올해 2월 초, 파리 20구 메닐몽땅(M?nilmontant) 거리에 ‘아두빠(A2pas)’ 1호점을 열면서 도심형 소형 슈퍼마켓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두빠는 오샹 그룹이 ‘심플리마켓(Simply Market)’ 이후, 야심차게 준비한 두 번째 도심형 슈퍼마켓 콘셉트다. 사실 기대를 걸었던 심플리마켓의 성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해보려는 오샹 측의 다부진 의지가 담겨 있다.
아두빠는 ‘도심 소비자와 최대한 가깝게’라는 전략적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1호점은 550㎡ 규모에 5,500여 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주로 식품이다. 가격 또한 저가 제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아두빠 매장에는 오샹의 PB제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아두빠 매장의 상품 중 70%가 오샹 라벨이 붙은 PB제품이다.
아두빠 매장 입구에는 오샹의 로고가 붙어 있다. 이는 아두빠가 오샹 그룹의 자회사임을 명백히 드러내려는 의도다. 이전의 심플리마켓과는 다른 전략이다. 사실 심플리마켓은 브랜드명만 보고는 오샹 그룹 계열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아두빠 매장에는 ‘오샹 제품이 그대로 있습니다’라는 문구까지 붙어 있다. 이 광고 문구는 오샹 그룹이 경쟁업체들과 다른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즉, 오샹 그룹의 정체성을 전방에 내세우면서 그룹의 긍정적인 이미...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