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라면에서 배우는 ‘현지화’ 전략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은 더 이상 싸구려 음식이 아니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프리미엄 라면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한식을 활용한 ‘김치 라면’, ‘삼계탕 라면’을 해외 시장에 론칭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진짜 한식 제품을 선보여야 할 시점이 왔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면에 얽힌 추억을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진 것 없이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든든하게 해결해주며 서민들의 지친 삶을 달래줬던 라면은 국내에 첫 출시된 지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는 제2의 주식이다. 이처럼 라면이 중요한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는 1인당 즉석라면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등극하게 됐다.
하지만 라면 시장이 항상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웰빙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인스턴트식품의 대명사인 라면은 서서히 그 자리를 위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웰빙 트렌드는 라면이 제2의 주식이 되는 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했다.


라면의 진화 불러온 웰빙 트렌드
웰빙 트렌드는 소비자 식문화를 전반적으로 향상시켰지만, 인스턴트 제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라면 매출의 하락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라면 제조업체들은 이전까지의 제품 개발 방향을 선회, 더욱 맛있는 제품뿐 아니라 건강까지 고려한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해, 라면은 영양가 있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제조업체들이 소비자 기호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함에 따라 제품 선택의 폭도 넓어졌으며, 특히 생면 제품 경우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외식과 견주기에 부족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재료나 첨가물 면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한 프리미엄 라면 경우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과 수준을 모두 만족시켜, 즉석라면의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세계라면협회(WINA)가 지난해 발표한 주요 나라별 라면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도표 1 참조). 인스턴트 면과 즉석밥 제품은 소비자 수요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 제품이 글로벌 라면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렌드 1_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닭고기 맛’ 라면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매운맛 라면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명 제조사의 상품명에 ‘맵다’는 뜻의 한자가 들어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민텔GNPD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즉석라면 맛은 바로 ‘닭고기 맛’이다. 지역별 조사를 실시했을 때도 동일한 응답을 보여, 닭고기 맛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맛임을 알 수...기사전문보기